코스닥 뜨니 공모형 벤처펀드도 꿈틀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공모형 벤처펀드(벤처기업투자신탁)가 대거 선보일 전망이다. 코스닥 활성화로 벤처기업의 증시 입성이 수월해지면 벤처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해서다.

여기에 벤처펀드의 운용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자산운용업계를 중심으로 벤처펀드 신규 설정에 착수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자산운용사가 올 상반기 안에 개인과 기관투자자 대상의 벤처펀드 신규 출시를 목표로 전략 마련에 나섰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가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투자한 기업을 가급적 증시에 빨리 상장시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벤처펀드의 우호적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판단이다.

한 운용사 CIO(최고운용책임자)는 "벤처·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선 투자시장을 확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엑시트(자금 회수)가 원활해야 한다"며 "엑시트의 중요 수단인 IPO(기업공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결국 코스닥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이처럼 벤처 육성을 위한 선순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벤처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벤처펀드 결성을 위한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공모펀드로 내놓을 경우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기존 벤처기업에 투자한 창업투자조합 등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펀드 형태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벤처펀드 신규 출시를 위해 내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한투운용은 벤처캐피탈업계 최상위권인 한국투자파트너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향후 벤처펀드 운용 과정에서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증권사들도 PB(프라이빗뱅킹)점포 거액자산가의 벤처투자 수요를 고려해 벤처펀드 판매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벤처펀드는 그동안 운용상 여러 제약과 코스닥 시장 부진 탓에 현재까지 단 1개만 설정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정부가 벤처펀드의 정책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일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벤처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 새로 발행한 주식(신주)을 취득토록 한 규정을 15%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또 벤처기업 또는 과거 7년 이내 벤처기업이었던 회사의 신주와 유통되는 주식(구주)을 35%까지 투자하는 것도 허용했다. 여기에 벤처펀드 개인투자자에 대해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적용한다.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는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의 주식을 장내에서 펀드 자산의 35%까지 매수할 수 있게 돼 기존 벤처펀드와 비교해 운용 제약이 크게 개선된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구조의 벤처펀드가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