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5년간 신사업에 23조 투자…로봇·AI 집중육성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7일 경기 용인시 현대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한테 현대차가 출시 예정인 수소전기차 '넥쏘(NEXO)'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에 향후 5년간 23조원을 투자한다. 또 이 분야에서 4만5000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7일 경기 용인시 현대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로봇·AI 분야 사업 계획 공식화 = 현대차그룹은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 로봇・인공지능(AI), 미래에너지, 스타트업 육성을 향후 집중 육성할 신사업 분야로 제시했다. 특히 로봇과 AI 분야에 대한 사업화 계획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신기술 개발을 통해 초연결·초고령·기술융합·공유사회 등 미래 산업트렌드 변화에 따른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산업 분야 대해서는 연구개발비(R&D)를 최우선 투자하고 세계 최고수준의 우수인력을 보강하는 등 일자리를 적극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14종, 수소차 2종 등 친환경차 38 종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21년 자율주행차 시범 운영을 거쳐 2030년엔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이룰 예정이다.

아울러 웨어러블(착용)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올해 조기 상용화를 이루는 한편 국내외 AI 기술 부요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와 수소 에너지 연구를 확대하고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와 AI 분야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500억원 규모의 AI 연합 펀드(Alliance Fund)도 운영한다.

또 우수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전략적 투자, 조인트 벤처 설립, 대학․연구기관 협업 강화 등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공유혁신) 체계' 구축하기로 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경기 용인시 현대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현대차는 또 협력사 R&D 기반을 구축하고 품질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 3차 협력사와 ‘선순환 동반성장'을 이룬다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24개 R&D 동반성장 프로그램 운영, 현대기아차가 보유한 특허개방을 통해 협력사 기술경쟁력 향상 도모할 것"이라며 "해외시장 동반진출, 수출확대 지원 등 협력사들의 글로벌 판로확대를 위한 상생협력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협력사에 대해 7316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상생결제시스템'으로 24조원을 협력사에 지급했다.

◇정부 "전기차 구매보조 예산 부족시 추가 예산 확보 검토" =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대차 측은 올해 친환경차 보조금이 조기에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올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업체들의 생산계획은 3만대 이상이지만 보조금 지급 예산은 2만대 수준에 그친다.

이에 정부는 보조금 예산이 지난해보다 30% 증액된 2550억원인데, 이를 차질없이 집행하는 한편 필요시 추가예산 확보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현대차는 전기차 확산을 위해 350kW 이상의 고속 충전시스템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고, 정부는 "충전시스템 기술개발과 표준, 인증 등을 추진하고, 기술개발에 맞추어 고출력 충전기를 적시에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수소차 충전소에 대해 "고속도로에 공기업부터 투자를 하고 민간투자자 참여를 촉진해 수소 충전시설을 확충하겠다"며 "당초 계획 외에 추가조성이 가능한지 여부를 추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수소 충전소를 2022년까지 도로공사가 60여개 확충할 계획이다. 올해 설치 계획은 8개다.

정부는 산업용 전기 요금에 대해서는 "기업부담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도록 정책수립 과정에서 현장 의견수렴 등을 통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 "현대차, 상생협력 모범 기업" = 이날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는 "현대차가 상생협력 분야에서 아주 모범적인, 상생 동반성장 한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신경을 써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기업들이 혁신성장의 주역이며, 이를 통해 신산업 분야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가 출시 예정인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110개 부품사들이 같이 노력해서 만든 차"라고 소개하며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고 협력사들도 발전하는 기회가 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장이 자동화되고 자동차가 자율주행을 하게 되면 일자리 줄어들거라 생각하지만 소프트웨어 코딩 등 신기술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할 수 있고 저희가 교육 등에 대해서도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 강조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1,2차 보다 3,4차 협력사가 많은 어려움 겪는다"며 "충분히 지원하고 협력해서 어려움 없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는 대한상공회의소 건의로 진행 중인 기업 현장소통 간담회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김 부총리가 대기업을 방문한 것은 LG그룹에 이어 두번째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에 앞서 현대차로부터 수소자동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김 부회장과 함께 '넥쏘'를 시승했다. 자동차 자율주행기술과 웨어러블 로봇 시연을 지켜보고 직접 자동차의 자동주차 기능을 작동해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