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노무라 '매도' 보고서에 9% 급락

노무라증권이 17일 셀트리온 (177,100원 ▲6,100 +3.57%)와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reduce)’를 제시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케어의 목표주가로는 각각 23만원, 12만원을 제시했다. 모두 현 시세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셀트리온 그룹주의 급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과 달리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분석을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과감히 매도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 공격적이라는 평가다.

노무라증권은 ‘한국 제약업체들: 세계 바이오시밀러의 폭발적 성장’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라 송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바이오시밀러회사들이 높은 수준의 상품에 근거한 수출 모멘텀과 충분한 생산능력,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비용경쟁력 등을 갖췄다”면서도 “이들에 대한 노무라증권의 이익 전망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국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주가 수준은 이미 새 상품의 성공적인 판매 개시를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지난 6개월간 36% 오른 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10~23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최근의 아주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성장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발생할 경우 하방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정적인 뉴스로는 제품 출시 일정 지연이나 예상보다 느린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꼽았다.

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하나의 업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곁들였다. 두 업체가 각각 제조와 마케팅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송 연구원은 “두 회사가 같은 비즈니스 기회와 위험요인을 공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며 이에 따라 양사간 밸류에이션 차이(갭)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그룹은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78%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수혜를 입는데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의 이번 보고서는 국내 금융투자업계 풍토에서는 이례적이지만 ‘매도’도 주식 전략의 한 부분인 만큼 선제적으로 칼을 빼들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지난 8일 30만원대에 진입했으나 국내 증권사 중 목표주가를 30만원 이상 높게 부른 곳은 한 곳도 없다. 보통 주가가 목표주가를 상회하면 목표주가를 수정하거나 투자의견을 새롭게 제시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반응은 잠잠하다.

국내 증권사의 한 제약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금 가격이 ‘매수’를 외치기에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인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셀트리온 그룹주의 주가는 수급상의 이슈로 애널리스트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기엔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라증권의 매도 소식이 전해진 이후 셀트리온 그룹주가 급락세다.

셀트리온 (177,100원 ▲6,100 +3.57%)이 이날 오후 2시57분 전일대비 3만2500원(9.36%) 내린 31만4900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각각 11%, 9%대 하락을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