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미국!" 외친 트럼프의 1년… "경제는 'A'"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오로지 미국 우선주의! 미국 우선주의다!"를 취임 일성으로 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 반(反)이민, 보호무역, 힘을 앞세운 실리외교로 국제사회를 흔들었다. '트럼프 시대' 개막 이후 미국 백악관은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취임 직후 이슬람권 7개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으로 시작해,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의 세제개편까지 연일 굵직굵직한 정책이 쏟아졌다.

첫 항해는 쉽지 않았다.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추진,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제도 폐지 등 반이민 정책으로 미국 사회를 분열시켰다. 급기야 지난해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 집회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주요 기업 CEO(최고경영자)로 구성된 백악관 경제자문 위원이 줄줄이 사퇴했다.

하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친기업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만은 합격점을 받았다. 미국의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3.3%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완전 고용' 상태라는 3%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트럼프 취임 이후 지금까지 20% 넘게 급등했다. 특히 법인세율을 기존 최고 35%에서 21%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이 미 의회를 통과한 일은 재계의 큰 환영을 받았다. 미국 투자회사 블랙스톤의 바이런 위언 부회장은 "만약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와 겨룬)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됐다면 규제와 세금 부담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취임 2년차에 접어드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무역과 이민 정책, 건강보험 개편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 무역제재 강도가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 국채매입 중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국 이익을 지키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할 1조달러(약 1067조원) 규모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와 오바마케어(ACA·현행 건강보험법) 개혁 등도 11월 중간선거와 맞물려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전 위스콘신주 주지사 출신이자 의료보험회사 센텐의 이사인 토미 톰슨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선거가 열리는 해에 메디케어(미국의 노인의료보험제도) 혹은 사회보장제도에 손을 댈 만큼 어리석지 않다"면서 "그런 짓을 하면 '정권을 내놓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 방안은 초당적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지만, 건강보험 개혁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 중립성 원칙 폐기, 오바마 행정부가 세운 청정전력계획(CPP) 철회 등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주요 규제 완화 방안도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분야에서 특히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NAFTA 등의 재협상과 중국과의 무역 분쟁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첫해 성적으로 좋지 않은 점수를 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6%가 트럼프 행정부 1년 성과를 'D' 또는 'F' 학점으로 평가했다. 'A'나 'B'를 준 응답자는 3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