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월 기준금리 연 1.50%로 동결(상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한국은행이 18일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2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9명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저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선 '신중론'을 강조했던 만큼 1월까지 연속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주열 총재는 11월 금리인상 당시 "기준금리 추가 조정 여부는 경기, 물가 흐름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조동철 금통위원은 최근 경기 회복세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와 향후 국내 경기 성장세,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 이번 동결 결정의 이유로 거론된다. 연이은 금리 인상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와 관련해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은 추정 결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시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은 2조3000억원, 0.5%포인트 인상시 4조6000억원, 1%포인트 인상시 9조3000억원 각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으로선 이같은 여파를 감수하고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충분한지 살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심은 이날 오전 11시20분쯤 기자 설명회에 나서는 이 총재의 입에 쏠린다. 금통위 결정의 근거를 듣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서다. 최근 뜨거운 이슈인 가상통화에 대한 이 총재의 입장도 관심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도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2.9%의 전망치를 내놓았는데 정부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3.0%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지 주목된다. 10월, 11월에 이어 3회 연속 소수의견의 등장 여부도 지켜볼 만한 포인트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 상향 조정하거나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을 경우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이르면 올해 2분기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하반기에 가서야 추가 인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