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스닥150과 코스피200 사이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 (175,800원 ▲4,800 +2.81%)이 코스피 이전을 앞두고 극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 따른 코스닥150 선취매와 코스피 이전 상장 기대감을 동시에 받으며 연초대비 41.79% 급등했으나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 등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노무라증권의 ‘매도’ 보고서 한장에 9.76% 하락하며 코스닥 지수는 800대 후퇴를 불렀다. 노무라의 요지는 간단하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의 성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이 수급만으로 과하게 올라 있다는 얘기다.

셀트리온의 최근 급등이 펀더멘털 요인보다는 수급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150내 셀트리온의 비중은 16일 기준 25.4%에 달한다. 코스피200내 삼성전자 (80,000원 ▲1,100 +1.39%) 비중이 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시 22.7%에 달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규모다.


셀트리온의 주가를 밀어올린 가장 큰 수급 세력은 예상과 달리 '외국인'이다. 보통 셀트리온의 주가는 개인 투자자에 의해 많이 좌우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최근 3개월간 외국인의 코스피 코스닥 순매수 1위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총 908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증시 누적 순매수가 3248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자금이 셀트리온에 집중된 셈이다.

실제로도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이 의결된 2017년9월29일 이후 외국인의 셀트리온 지분율은 26.17%에서 전일 29.12%로 3%포인트 가량 늘었다.

셀트리온이 외국인의 자금을 흡수한 이유는 코스피 이전 상장이라는 이벤트가 있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8조4500억원(17일 기준)으로 코스피 이전시 현대차(시총 34조6900억원)를 누르고 코스피 시총 상위 3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시기를 앞두고 논란이 있지만 이에 코스피200 편입이 확실시 되는데 이 경우 코스피200 추종자금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스피 이전시 1조3000억원의 자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카카오 (47,300원 ▲400 +0.85%) NAVER도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서 코스피200에 특례편입됐으며 외국인은 코스피200 추종 자금 유입을 노리고 모두 특례편입 전 순매수하는 매매패턴을 보여준 적 있다. 특례편입 전후로 외국인은 차익실현, 이와 반대로 기관은 매수를 보인 것으로 관측됐다. 코스피200 특례편입 일정이 중요한 이유다.

설 연휴 등으로 셀트리온의 코스피200 특례편입이 3월 선물옵션 만기일을 넘어 6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셀트리온의 변동성을 부추기고 있다.

셀트리온이 코스피 이전을 한국거래소에 신청한 지난해 12월5일 이후 45영업일안에 심사를 마쳐야 하는데 설 연휴 등이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특례편입은 이전 후 15영업일 동안 시가총액 50위 이내를 유지하는 것이 조건인데 설 연휴로 15거래일을 못 채우면서 3월 선물옵션 만기일(3월8일) 다음날 특례편입이 어려울 수 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지금 셀트리온의 가격 판단을 펀더멘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중요한 구간으로 코스피200 편입 이전까지의 외국인 매수 가능 물량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