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제동 걸리나..정무위·금융위 "반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왼쪽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남기 실장, 최흥식 금감원장. 2018.1.18/사진=뉴스1

기획재정부의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추진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와 당사자 금감원이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주무부처 금융위원회는 기재부에 이같은 반대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국회에 입법 보완을 요청했다.

정무위는 18일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대한 정무위 의견서'를 작성해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기재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용태 정무위원장은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부적절한 처사로 보고 있어 여야 간사와 협의해 의견서를 작성했다"며 "공공기관 재지정은 금감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관치금융의 폐해가 우려돼 서두를 일이 아니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강화된 외부통제 장치와도 중복 규제가 우려된다"며 "추가적인 금감원의 외부통제 장치 도입문제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 법압안 심사과정에서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회의에 출석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 원장은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은 실익 없는 중복 규제"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 지정은 금감원의 독립적인 업무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며 "기재부 장관이 조직, 인사, 예산 통제는 물론 금감원장 해임요구까지 가능해 내부 경영 간섭을 넘어 감독·검사·소비자보호 등 업무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감독기구에 대해 최소 통제를 요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다"며 "금융감독 체제 개편과도 함께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공공기관 지정은 유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채용비리' 적발이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의 주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러한 정무위와 금감원의 반대 입장과 관련, "의견을 같이 하고 금융위가 기재부에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겠다"며 "(김동연) 부총리(기재부 장관)가 경제팀을 이끄는 만큼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해 법이 보완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매년 1월말 공공기관 지정안을 의결한다. 금감원은 2007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 법 개정 없이 지정해제됐다.

그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도 같은 공공기관 지정 논란이 매년 반복된다"며 "올해 지정이 안되더라도 내년에 논란이 되풀이될 것으로 공공기관 지정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떠나서 국회가 입법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