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마다 한대씩…" 미세먼지 극성에 공기청정기 '불티'

롯데하이마트 압구정점 전경. / 사진제공=이원광 기자

“미세먼지로 인해 부모님 건강이 나빠질까 걱정돼 이곳을 찾았습니다.”

18일 오후 서울 롯데하이마트 압구정점 2층 공기청정기 판매장. 평일 낮 시간에도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수도권에 4차례의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에서다.


이날 해당 매장을 찾은 이모씨(33·여)는 “기사를 통해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생애 첫 공기청정기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심한 미세먼지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함께 사는 부모님 건강을 위해 거실용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고 했다.

제품 관리에 대한 상담 문의도 이어졌다. 압구정동에서 사업을 하는 박모씨(31·여)는 “회사에서 공기청정기 5대를 사용 중인데 최근 제품 청소에 부쩍 신경쓰고 있다”며 “직원들이 마스크를 두 개씩 가지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추가 구입 여부까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공기청정기 판매담당 직원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매장 오픈 직후부터 공기청정기 구매를 위한 상담전화가 끊이지 않고, 특히 프로모션이 쏠리는 주말에는 방문 고객들로 북적인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즉시 사용을 위해 배달서비스를 포기하고 스스로 공기청정기를 나르거나, 거실과 안방에 들여놓기 위해 제품을 2대씩 구매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18일 오후 롯데하이마트 압구정점에서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제공=이원광 기자

김한용 롯데하이마트 압구정점 팀장(28)은 “미세먼지로 인해, 중장년층 뿐 아니라 혼수로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려는 젊은 고객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미세먼지로 고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제품 물량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 들어 롯데하이마트의 공기청정기 매출액은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1~17일 매장 전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45% 늘어난 수치다.

공기청정기의 렌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공기청정기 렌탈시장 선두기업 코웨이의 경우 이달 들어 17일까지 신규 렌탈 계정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원도 신규 렌탈 계정이 7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청호나이스는 역시 이달 신규 렌탈 계정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대 4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판매 호조로 올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0% 성장해 2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웨이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 문제로 인해 공기청정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혁신적인 기술력을 담은 공기청정기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