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파견 금감원 직원, 가상통화 부당거래 조사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에서 국무조정실에 파견된 직원이 가상통화 대책 발표 직전에 보유하고 있던 가상통화를 매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 국무조정실은 정부내 가상통화 대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금감원 외에 국무조정실도 공무원 1~2명에 대해 내부 거래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가상통화 대책이 통째로 유출된 사건에 이어 대책 발표 직전에 내부 직원이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매도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 출석해 "금감원 직원이 정부 대책 발표 직전에 보유 중이던 가상통화를 매도했다는 첩보가 있다"는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사실을 통보 받아) 조사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관련, 금감원은 "국무조정실에 파견된 금감원 직원이 가상통화에 투자한 사실을 (국무조정실이) 통보해 왔다"며 "조사 결과 이 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11일까지 1300여만원을 가상통화에 투자해 700여만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지난해 2월부터 국무조정실 내 가상통화 대책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 파견돼 근무해 왔다.

금감원 직원이 투자를 중단했다고 밝힌 지난달 11일은 정부가 가상통화 대책을 발표하기 이틀 전이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미성년자와 외국인의 가상통화 투자 금지 등을 담은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국무조정실장이 총괄했다.

금감원은 해당 직원이 지난달 12일 최 원장이 임원회의에서 임직원의 가상통화 투자 자제를 지시한 이후 투자를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직무 관련성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필요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본인은 가상통화 태스크포스(TF)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며 거래를 그만둔 지난해 12월11일에도 일부 매수하고 일부 매도하는 등 대책 발표를 알고 미리 매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직원이 아직 일부 가상통화는 보유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이 대책은 정부 공식 발표 전에 이미 주요 내용이 온라인에 사전 유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정부는 내부조사 결과 관세청 사무관이 기획재정부 직원에게 전달받은 자료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게시하면서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했다.

금감원 직원 외에 내부 거래 의혹이 있는 공무원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내부거래 관계는 제가 아는 한 공무원 1~2명의 사례가 있어 진상조사를 하도록 했고 공무원에 대해선 가상통화 투자가 적절치 않다는 표현으로 해서 일단 투자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