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6년 셋방살이 청산하고 새 집 이사가는 날

건물별 배치 현황/자료=IBS

지난 12일 오전, 옛 엑스포과학공원 터에 자리 잡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새 보금자리에 이삿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들이 속속 도착했다. 널찍한 출입로를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몇몇 직원들이 책상, 의자 등 사무용품을 나르며 본원 이사에 한창이다. 내부는 후텁지근했다. 실내 공기 온도를 높여 건축자재, 마감 재료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베이크 아웃’을 진행하고 있었다.


총 사업비 2062억원이 투입된 IBS 본원 건물 공사 1단계가 마무리돼 이날부터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지에 흩어져 있던 IBS 본원 연구단이 26만㎡ 부지에 한데 모인다. 지난 2011년 설립된 IBS는 그동안 별도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전국 여러 곳에 분산 운영돼 왔다.

이사가 한창인 IBS 행정동/사진=류준영 기자

IBS에 따르면 이론동(B동)에는 순수물리이론연구단, 복잡계이론물리연구단, 실험동(C동)에는 유전체교정연구단, 인지및사회성연구단, 지하실험연구단, 이미징센터, 데이터센터 등이 입주한다. 이밖에 과학도서관·홍보관·전시관 등으로 이뤄진 IBS과학문화센터(S동), 행정동(A동), 실험동물자원동(D동), 100실 규모의 생활관(G동) 등에 입주가 오는 4월말까지 진행된다.

IBS 실험동 내부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건설기획팀서 본원 설계를 맡은 바 있는 민경윤 IBS 커뮤니케이션팀장은 “IBS 설립 6년 만에 본원 연구단이 IBS 자체 건물에 모이게 됐다”며 “이번 이전은 공간 단절로 인한 기초과학 연구의 어려움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내부는 어디로든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연구실은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연구동과 행정동 사이에는 ‘크리에이티브 밴드’라는 공간이 마련돼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뤄지도록 했다.

IBS 과학문화센터 외부 모습/사진=IBS

IBS과학문화센터(S동) 1층엔 과학 대중화와 과학지식 공유라는 취지에 맞춰 전 세계 과학기술 관련 책들로 꾸며진 과학도서관이 설치·운영된다. 관계자는 “과학기술 관련 전문서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천문사진 등 각종 과학문화 관련 이벤트를 펼칠 수 있는 작은 전시공간 및 디지털자료실, 세미나실도 마련된다. 2층엔 과학자들의 강연과 토론회 등의 진행이 가능한 강당 및 콘퍼런스장도 들어서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하게 된다.

IBS 과학문화센터 내 도서관 공간/사진=류준영 기자

이곳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은 지하 1층(인프라 공간) 지상 1층(사육·실험 공간), 건축면적 약 5000㎡ 규모의 실험동물자원동이다. 사육·실험 공간 약 50개를 갖춰 크기로만 국내 5위권 내 속한다. 설치류 중심의 시설로 작은 쥐(Mouse) 기준 최대 30만 마리까지 수용할 수 있다.

실험용 쥐는 몸길이 6~10cm, 임신기간 약 21일, 연 4회 정도로 한 배에 6~7마리 새끼를 낳는 마우스(Mouse), 마우스 보다 10배 정도 크며 임신기간은 종에 따라 12~14일, 한 배에 약 10마리 정도를 낳는 랫(Rat)으로 구분한다. 일반 실험실에서는 작은 쥐를 생쥐, 큰 쥐를 흰쥐라고 부른다. 같은 설치류에 속하지만 랫은 마우스의 포식자다. 이 때문에 먹이사슬을 고려해 별도 공간에서 구분해 사육관리 되어야 한다. 또 연구자는 실험 종류 및 특성에 따라 실험동물을 마우스나 랫 중 선택해야 한다. 물론, 어떤 쥐를 쓰는가에 따라 실험동물자원동의 설비 시설 및 장비도 완전히 달라진다.

실험동물자원동의 내부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민경윤 팀장은 “두 실험동물 모두 사육이 가능하지만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유전체교정연구단의 주된 실험동물이 마우스이므로 관련한 시설·장비로 꾸며져 있다”며 “향후 필요에 따라 랫 관련 사육실험 구역을 최소로 설정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철 IBS 원장은 “소통을 키워드로 설계한 새 공간을 잘 활용해 더욱 뛰어난 연구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