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홍삼 농축액도 '선물비 10만원' 허용 추진

지난해 9월 열린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추석맞이 판촉행사 장면. 최근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10만원대 홍삼제품 선물이 허용될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농림수산식품부가 홍삼 농축액 제품을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농축산물 선물기준 상향요건(10만원) 적용 대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말 청탁금지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농축수산물에 대한 선물비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조정했지만 홍삼 농축액의 경우 원재료 비율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새 기준 적용 여부가 명확치 않았다.


19일 농식품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시행중인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 가운데 농축산물을 원재료로 한 가공식품의 적용 기준을 놓고 현장에서 혼선이 커지자 주무처인 농식품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기준 정비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와 기업 등 현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최대한 신속히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조만간 시장에서 설선물 판촉행사가 본격화되는 만큼 그 전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농축산물 뿐 아니라 국내 농축산물 원재료를 50% 이상 사용한 가공식품도 10만원까지 상한액이 높아진다.

하지만 홍삼 농축액 제품의 경우 대부분 20만원을 웃도는 고가품으로 선물 기준선을 초과한다. 10만원 미만으로 가격을 맞추려면 다른 첨가제를 섞어야 하는데 이 경우 원재료율 50%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홍삼은 농가로부터 수매한 수삼을 증숙해 만드는데 대부분 제조업체들이 가공과 복용 편의를 위해 이를 농축한다. 수삼 6g을 농축하면 1g의 홍삼 농축액이 나오는데 이를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제품 기준 선물포장이 가능한 최소단위인 240g으로 환산하면 가격이 20만원 안팎까지 치솟는다.

정부가 홍삼 농축액 자체를 원재료로 보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10만원에 맞추려고 정제수 등 다른 원재료를 섞을 경우 홍삼 농축액 비율은 50% 미만으로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홍삼을 만드는 수삼을 원물 기준으로 삼으면 정제수를 섞어도 원재료 비중 50% 조건을 추족할 수 있다. 홍삼 뿐 아니라 과일식초·과실음료·희석주 등 농축액을 사용하는 상품의 경우 원재료 비율을 어떤 기준으로 계산하는지에 따라 선물비 상향 조정 대상 여부가 달라진다.

시장 혼란이 확대되면서 관련 업계는 농식품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농식품부도 현장의 지적대로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홍삼의 경우 명절선물 수요가 많은 만큼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다른 농축산물 농축액 제품에도 일률 적용이 가능한지 등은 전문적 판단이 필요해 권익위와 농식품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기준은 이르면 다음주초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개정의 취지를 살리려면 농산물 원물을 기준으로 50%를 판단하는게 맞다"며 "명확한 해석이 나와 홍삼농축액이 선물비 상향 대상에 포함된다면 인삼재배 농가와 홍삼업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