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아기들 죽음 수가인상 수단으로 이용말라"

지난해 12월27일 신생아 사망사건 유가족 대표 조모씨가 신생아 사망과 관련한 공동질의서를 이대목동병원에 제출하기에 앞서 유가족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유가족들이 의사단체들의 수가 인상 요구에 돌직구를 날렸다. 유가족은 아기들의 희생을 이익 추구로 연결시키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가족은 19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유가족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이대목동병원의 돈에 대한 탐욕과 감염관리에 대한 무능력이지 의사단체들이 주장하는 '의료시스템의 모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2월 지질영양주사제 스모프리피드 500㎖ 1병에서 7개 주사기로 나눠 아기들 5명에게 주사를 했음에도 진료비 내역서에는 1인당 1병을 처방한 것으로 기재했다.

스모프리피드는 감염 위험 때문에 원칙상 한 주사기로 용액을 뽑은 뒤 남은 용액은 버려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일부 용량 사용 및 잔여량 폐기 후 1병 전체를 청구시 삭감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목동병원은 아기 1명당 스모프리피드를 한 번씩 주사할 때마다 2만672원씩 계산해 모두 299만1152원 보험급여가 발생했다고 진료비내역서에 적었다.

이대목동병원의 허위 진료비내역서가 밝혀지기 전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지나치게 낮은 의료수가가 비정상적 스모프리피드 주사행위를 불러왔다고 주장하며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더 나아가 서울중앙지검에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25명의 위원을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고발 했다.


추문진 의협 회장은 잘못된 정보로 수가 실태를 왜곡하기도 했다. 추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학병원이 스모프리피드 100cc 용기 중 10cc만 사용한 후 보험급여를 청구하면 심사평가원이 10cc 사용만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평원은 용기 1병을 모두 급여로 인정해준다고 반박하면서 추 회장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족은 이들을 향해 '의사단체들이 이대목동병원만의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문제제기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아이들의 죽음을 수단으로 삼아 ‘수가의 인상, 각종 지원의 확대 등’ 의료계의 목적달성을 위해 단합하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유가족은 특히 '의사단체들은 이 사건의 본질은 시스템의 문제라면서 의료인의 처벌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사망을 해야 해당 의료인에 대한 처벌이 정당성을 얻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협회 등 의사단체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의료인의 처벌은 무조건 부당하다는 식의 입장 표명은 자제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