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현송월 방남중지…文대통령 평창구상에 '먹구름'?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청와대 제공) 2018.1.19/뉴스1 © News1

북한이 20일로 예정했던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訪南) 계획을 전날 밤 돌연 중단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 구상에도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계기 예술단 파견과 관련해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계획을 중지한다고 밝히며 이유는 알리지 않았다.

주말 공개일정을 비워둔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보내온 이같은 파견중지 통지문과 관련해 이날 국가안보실 등 참모진으로부터 필요한 보고를 받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논의과정에서 관련 조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어젯밤에 갑자기 그렇게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북측이 '안전 문제'를 제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참가와 관련해 남북 간 실무접촉을 하던 당시에도 신변안전 문제 등을 거론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에서 말하는 안전 개념엔 자신들의 체제와 지도자에 대한 공격까지 포함된다. 그것도 일종의 테러라 보는 것"이라며 "안전 문제라는 게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국내 비판여론,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남북 단일팀 구성 반대 서한을 보낸 것, 현송월을 두고 '김정은 옛 애인'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설이 일각에서 계속 나오는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통일부 제공). 2018.1.5/뉴스1 © News1

평창올림픽 개막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그간 순조롭게 진행돼온 남북 간 접촉에 첫 파열음이 나면서 일각에선 심상찮은 신호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날 새해 업무보고에서 외교안보부처들은 최근의 남북대화 국면이 평창올림픽 이후 북미대화로 이어지도록 해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을 밝힌 바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 정례화 추진과 군사당국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등 분야별 회담 추진 계획도 보고됐다.

그러나 이번 일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계획 전체가 삐걱거리게 될 경우 문재인정부의 이같은 구상에도 여파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청와대는 북측의 방남 '중지'가 취소보다 연기에 가깝다고 보고, 상황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같은 청와대 관계자는 "밥솥 뚜껑 안 열고 신중하게 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비롯해서 갑자기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까지 포함해 여러 상황이 예민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방남 취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에 파견중단 이유를 직접 문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판문점 연락채널은 통상 평일에만 가동되나, 남북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파견 논의를 위해 이번 주말엔 연락채널을 정상가동하기로 했고 이날 오전에도 정상근무 개시통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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