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주사 대상 지배구조 검사 착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금융당국이 이번주부터 예고했던 금융지배구조 검사에 착수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2일부터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실태 점검을 시작한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등과 지주사는 아니지만 우리은행이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은 이미 각 금융지주회사들로부터 지배구조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받아 분석 작업을 벌였으며 현장 검사에선 실제 운영실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하나금융은 현재 회장 선출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검사 시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일부 금융지주회사 회장 선임 과정에서 셀프연임 등 논란이 제기되자 금융지배구조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은 관치금융 논란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금융지주회사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 문제를 거론해 왔다.

금융지주회사들이 금융지배구조법에 따라 회장 후보군 관리,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운영은 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현직 회장이 잠재적 내부 경쟁자를 전부 인사 조치해서 실제로는 본인 외에는 대안이 없도록 만드는 등 후보군 관리부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유효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에 대해선 이미 실시된 검사를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회장 후보군 관리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현직 회장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사외이사의 다양성 및 독립성 강화, 회추위 구성 변경 등의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현재 회장 선출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회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는 등 일부 제도 개선을 완료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반영해 금융지배구조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CEO 후보군 선정기준 및 평가기준 공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추천위원회에서 대표이사 영향력 제외, 사외이사 역할 강화, 소수주주 참여 확대 등이 담긴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제안권 행사가 가능한 소수주주 기준을 현행 지분율 0.1% 이상에서 추가 완화키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실태 점검을 바탕으로 2월중 금융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