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예대율 조정카드에 은행 "수익성 저하" 우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금융권 자본규제 개편방안'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가계 대출을 잡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겠다는 것으로 '예대율 조정'이 핵심이다. 이번 방안에 대해 가계 대출 비중이 50%이상으로 높은 시중은행들은 수익성 저하를 우려했다.

21일 금융당국은 은행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상향(+15%)하고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하향(-15%)해 기업부문으로 자금흐름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현재 가계 대출을 급격히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대율 규제가 예상을 넘어서는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당국 기준치(100%)를 겨우 충족하는 수준(98.1%)이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대출금 감소없이 현재의 예대율을 유지하려면 11조원의 예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시기에 시중은행들이 수 조원의 예금 조달에 나서면 금리 경쟁이 격화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예상된다.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상향과 관련해서도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면 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에서 기업대출이 없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배제되고 지방은행은 오히려 대출 여력이 늘어나 역차별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은 기업대출 비중이 높아 예대율 개편으로 예대율이 오히려 하락하게 된다. 지방은행은 원화대출금 증가액의 60%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기업대출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들은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됐다.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추가자본을 적립하도록 하는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에 대해선 ‘이중규제’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가계대출 대비 최대 2.5% 이내에서 적립비율을 결정하면 은행별로 가계대출 비중에 따라 자본을 적립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금융위원회가 가계대출 대비 1%의 적립비율을 결정하면 가계대출 비중이 50%인 은행은 0.5%(1%X0.5) 추가 자본 적립 의무가 발생한다. 가계대출 증가로 인한 리스크에 대비하자는 취지인데 은행권은 예대율 규제와 겹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