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SSD 특허 침해' 삼성·SK하이닉스 조사 착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미국 플래시메모리 서밋 2017에서 공개한 새로운 규격의 'NGSFF(Next Generation Small Form Factor) SSD'.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9일 미국 반도체업체 비트마이크로의 제소에 따라 SSD(솔리드스테이트스토리지드라이브) 특허 관련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가운데 조사대상 기업목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라있다. /ITC 홈페이지 캡처

불공정 무역행위를 조사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특허 침해 여부에 관한 또 다른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하반기 테세라의 제소로 웨이퍼 관련 특허 침해 여부에 관한 조사에 착수한 이후 두번째다.

21일 ITC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ITC는 지난 19일 특정 SSD(솔리드 스테이트 스토리지 드라이브)와 적층 전자부품, 이들을 활용한 메모리 제품에 대한 '관세법 337조' 조사를 시작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의 판매와 수입 관련 불공정행위에 대한 단속 규정이다. ITC는 이 조항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금지나 판매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ITC는 이번 조사가 지난달 21일 미국 반도체업체 비트마이크로의 제소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비트마이크로는 1995년 설립된 엔터프라이즈용 플래시 저장장치 제조업체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본사가 있다.

이번 조사대상은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와 SK하이닉스 (171,000원 ▼600 -0.35%), 델, 레노버, HP, 아수스, 에이서, 바이오, 트랜스코스모스 등 9개사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반도체 제조사다. 미국·대만기업까지 포함됐지만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9월 말 삼성전자를 상대로 반도체 패키징 특허 침해를 주장한 테세라가 제조나 서비스 등 생산활동 없이 특허권을 바탕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특허괴물'인 반면, 비트마이크로는 SSD 제조사라는 점에서 ITC가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ITC는 테세라의 제소에 따라 지난해 10월말 조사에 착수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메모리저장장치로 하드디스크(HDD)보다 내구성이 좋고 속도가 빠르다. 스마트폰의 주요 메모리 장치로 최근엔 노트북, 서버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