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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대통령의 분노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 |입력 : 2018.01.22 03:19|조회 : 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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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호환(天道好還). 내가 준 게 되돌아오고, 내가 평소 다른 사람을 대한 게 그대로 돌아온다. 세상사 되갚음의 이치다. 모든 것은 자기한테서 원인을 구해야 하고 스스로에게서 잘못을 찾아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가 보수를 궤멸하기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분노했다. 하지만 진실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분노하기 앞서 자신에게서부터 잘못을 찾아야 했다.

문재인정부의 공작과 보복이라며 분노하기 전에 자신이 한 보복과 공작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정치공작과 정치보복을 말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이명박정권이 그에게 가한 검찰 수사와 언론을 동원한 망신주기보다 더한 게 있을까.

비내(備內). 내부를 잘 지키라고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군주가 방비해야 할 내부의 적은 늘 곁에 있으면서 총애를 받는 최측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부속실장이나 국정원 기조실장처럼 자신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들이 국정원 특별활동비 상납에 이 전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결정적 진술을 한 상황에서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슨 변명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는가.

역린(逆鱗). “용이란 동물은 유순해서 길들이면 탈 수 있다. 그러나 턱밑에 난 한자 정도 되는 거꾸로 난 비늘, 바로 역린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인다. 군주에게도 역린이 있다. 군주의 역린을 건드려선 안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문재인 대통령에겐 역린이었다. 평소 사람 좋아 보이는 환한 웃음과 소탈한 행보를 보인 문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하여금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브리핑을 하게 한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이를 건드렸다면 국정원 특별활동비 등과 관련한 현재 검찰 수사가 본인에게 그만큼 아주 불리하게 돌아가고 상황이 다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일 수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와 사법처리가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고분(孤憤). 신하도 군주도 혼자 분노해서는 안 된다. 특히 대통령의 고분은 절대 금물이다. 심정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청와대 대변인의 지적처럼 대통령의 분노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국가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데 대한 분노라는 것도 알지만 대통령의 분노는 절대 위험하다. 군주는 속내를 드러내지 말아야 하며 화가 나도 분노하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이 고분하면 권력을 장악할 수도, 국정을 제대로 끌어갈 수도 없다.

천시(天時)와 인심(人心). 군주가 뜻한 바를 이루려면 하늘의 때를 기다려야 하고, 특히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문 대통령 스스로 말한 대로 보복이나 앙갚음이 아니라 문재인정부가 이명박·박근혜정권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 그게 바로 문 대통령이 말한 ‘아름다운 복수’다.

지도자는 너무 정확하고 밝아서는 안 된다. 때로는 보고도 못 본 척 넘어가야 한다. 정신을 너무 혹사해서도 안 된다. 문 대통령이 이성적으로뿐만 아니라 감성적·정서적으로도 하루빨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부채의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지도자 한 사람의 트라우마가 나라 전체에 불행을 안기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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