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평창 올림픽전 의무 차량 2부제 추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미세먼지 관련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사진제공=뉴스1

서울시가 평창 동계올림픽 시작 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될 경우 의무 차량 2부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관련 시행령 개정을 적극 추진한다. 또 서울 도심 공해차량 진입 금지를 골자로 하는 차량 친환경등급제 추진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중구 시청사에서 미세먼지 대책 관련 브리핑을 열고 “고농도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면 차량 의무2부제를 서울시장 특별명령으로 실시할 수 있게 환경부와 협의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은 미세먼지 대기오염경보 발령시 시·도지사는 차량 운행 관련 강제조치가 아닌 권고 조치만 할 수 있다. 서울시는 경보 단계에 비상저감조치를 신설하고 이를 발령하면 시·도지사가 자동차 의무2부제 등을 강제 조치 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협의해 국무회의에 신속하게 시행령 개정안을 올리겠다는 것.

박원순 시장은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의무 2부제 도입에 긍정적이며, 이번 발표 내용을 미리 공유했다”며 정부와의 협의가 바탕이 됐음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인천시도 의무 2부제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2월9일~25일, 3월9~18일) 전 시행령 개정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많은 관광객, 선수단 등이 머무르게 될 서울은 사실상 공동개최지나 다름없는데 의무 2부제를 시행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번 발표를 통해 환경부와의 협의로 법 개정을 유도하겠다는 기존 입장보다 더 적극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국회 입법을 기다리기 보다 국무회의서 시행령 개정으로도 차량 의무 2부제를 시행할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자동차 친환경등급제도도 빠르면 올해 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등급제 시행을 상반기에 고시하면 빠르게 후속 제도를 추진해 전국 최초로 서울시가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등급제는 배기가스 배출 허용 기준에 따라 자동차를 7등급으로 구분한다. 친환경 차량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공해를 유발하는 하위 등급 차량은 서울 도심 진입을 금지하는 등 단속과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속도전을 선택한 것은 최근 대중교통 무료정책에 관한 논란을 타개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미세먼지로부터 생존권을 위협받는 지금은 명백한 재난 상황으로 정치인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비판은 쉽지만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내놓고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날 서울시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대기질 개선사업에 당초 계획(1조7378억원)보다 많은 2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까지 총 14만대 이상 전기차를 보급하는 전기차 정책에 택시 차량도 포함하는 방안도 추가 발표했다. 다음 달에는 국토교통부에 녹색교통진흥지역(한양도성 내부 16.7㎢)에서 차로를 최소화하고 버스전용차로, 자전거전용도로, 보도를 확대하는 종합대책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