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문화재 보존구역 안에 주택단지 조성 안돼"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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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존구역 안에 주택단지를 조성하려던 땅 주인의 요청을 거부한 문화재청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강석규)는 박모씨가 문화재청장을 상대로 주택단지를 짓게 해달라며 낸 현상변경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박씨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문화재 제128호 '양주 매곡리 고택(양주 백수현 가옥)'에서 100~200m 떨어진 보존구역 안에 땅을 갖고 있었다. 양주 매곡리 고택은 1870년께 명성황후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피난처로 지은 집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안채와 행랑채만 남아 보존되고 있다.

박씨는 2016년 10월 해당 부지에 2층짜리 단독주택 10세대로 구성된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신청을 냈다. 문화재청은 "진입 조망성과 문화재와의 일체성을 훼손해 역사문화환경을 저해한다"며 불허했다.

이에 박씨는 문화재청이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불허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박씨는 재판에서 "문화재와 토지 사이에 마을과 음식체험장, 펜션 등이 존재하고 문화재 남쪽에는 공장이 있다"며 "토지의 원형을 보전하면서 녹지를 조성하면 풍수지리학적인 보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박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화재청의 처분은 허용기준에 부합하고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박씨의 불이익보다 크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씨가 신축하고자 하는 주택단지의 규모나 면적을 고려할 때 토지면적 대부분을 건물부지로 사용되게 될 것이라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박씨가 보존할 계획이라는 녹지부분도 해당 토지면적의 3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씨가 문화재에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함에도 건축이 이뤄진 토지들은 건물신축이 허용된 구역이라며 토지 남쪽에 공장이 건축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허용기준에 위배 건축된 것이라 해도 이를 이유로 박씨가 '불법의 평등'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문화재 보존구역 일부가 이미 훼손돼 박씨의 토지마저 훼손될 경우 역사문화적 환경을 크게 해치게 된다"며 "한번 훼손되면 회복이 곤란한 경우가 많고 회복하더라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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