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위험 발생시 노동자 대피 안 시키면 사업주 처벌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앞으로 사업장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때 근로자가 대피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원청업체뿐만 아니라 사업 발주자까지 근로자의 안전을 고려하도록 책임조항도 새로 만들어진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난·재해 대응방안' 정부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고용부는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를 50% 줄이기로 했다. 근로자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지난해 5.3명에서 2.7명 수준으로 낮추고, 연간 사고사망자를 지난해 969명에서 500명대로 낮춘다는 목표다.

우선 사업장에서 사고가 일어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때 노동자들의 긴급 대피권을 명확히 한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26조에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게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못하도록 규정돼있지만 이를 어긴 사업주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다.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근로자의 긴급대피권을 보장하지 않은 사업주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추진한다.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고위험 분야는 집중관리한다. 건설업에서는 100대 시공사에서 매년 사망사고 20%를 줄이도록 목표관리제를 실시한다. 안전관리가 취약한 소규모 현장은 기술지도와 재정지원을 확대한다.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지난해 대형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조선업은 현재 운영중인 '국민참여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반영해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올해 3월 공청회를 통해 결과를 발표하고 정책을 권고하면, 올해 하반기 중 제도개선에 착수한다.

아울러 산업안전을 감독할 때 안전경영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지도하고,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사업주와 함께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발주자에게는 건설 기획·설계단계부터 근로자의 안전을 고려하도록 산업안전보건법상 책임조항을 새로 만든다. 원청업체가 안전을 책임지는 장소의 범위를 확대하고, 유해·위험작업은 도급을 금지하는 조항도 신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