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구제' 신청 38% 급증…"새정부 출범 효과"

공정위 세종청사 전경

지난해 이른바 '갑질'에 따른 분쟁조정 접수가 1년 전보다 38% 늘었다. 특히 소상공인·영세사업자가 주로 신청하는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는 79% 뛰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갑질 피해를 해결해달라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분쟁조정 실적'을 발표했다. 조정원은 불공정행위로 인한 피해를 접수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기관이다. 일반 불공정거래, 가맹사업, 하도급, 대규모유통업, 약관, 대리점 등 6개 분야에서 분쟁조정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접수된 분쟁조정은 3354건으로 전년 대비 38%(921건) 늘었다. 최근 3년 분쟁조정 접수 증가율이 19%(2014년), 3%(2015년), 10%(2016년)였던 모습과 대비된다.

분쟁조정 접수가 늘면서 처리 건수 역시 36% 증가한 303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분쟁조정 사안을 소송으로 제기하거나 조정에 응하지 않아 중지된 건은 1338건이다.

조정원 주도 하에 성립된 분쟁조정은 1470건으로 전년보다 60.8%(556건) 증가했다. 중지 사건을 제외하고 계산한 조정 성립률은 87%로 전년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피해구제액과 소송비용 등을 더한 피해구제 성과는 4%(34억원) 증가한 947억원이었다. 조정원은 소액 사건 신청이 많아 피해구제액도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보면 소상공인 및 영세사업자 수요가 많은 일반 불공정거래 신청이 급증했다. 전년보다 79.0%(424건) 뛴 964건 접수됐다. 최근 3년 증감율은 -2~7% 사이였다.

분쟁조정 수요층이 비슷한 가맹사업 분야 역시 31% 늘어난 779건이 신청됐다. 이 분야는 최근 3년 증감율이 -9~14%였다. 두 분야 모두 문재인정부 출범 후인 올해 하반기에 분쟁조정 접수가 크게 증가했다.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에선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불이익 제공행위' 처리 건수가 전체의 36%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일반 불공정거래 조정 성립률은 90%로 전년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신청 건수가 늘어난 만큼 조정 불성립 사건도 증가해서다.

가맹사업 분야 처리 건수는 정보공개서 미제공행위(16.5%), 허위·과장 정보제공행위(14.0%)가 전체의 30%를 웃돌았다. 조정성립률은 3%포인트 오른 89%로 나타났다. 조정원은 가맹희망자가 가맹본부와 계약을 맺으면서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해 발생하는 분쟁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정원 관계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등 새정부 출범 이후 그 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불공정거래 행위도 피해 구제를 적극 신청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