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최저임금위반 사례 빈번, 정부 개입 나서야"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손승환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민주노총 최저임금위반 신고센터 상담 내용·피해사례 발표 및 대응 방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1.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사업자들이 근로조건 변경과 인원 축소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민주노총이 '꼼수'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23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최저임금위반 신고센터 상담 내용·피해사례 발표 및 대응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서울과 경기, 부산, 대구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최저임금 위반 신고센터(1577-2260)를 운영해 2163건의 상담사례를 취합했다.

민주노총이 밝힌 사례에 따르면 최저임금 산입대상이 아닌 임금 항목인 상여금, 식대, 교통비 등을 기본급화하거나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는 행위에 대한 신고가 빈번했다.

민주노총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임금항목 지급방법 등에 대해 불이익변경하는 경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 뿐 아니라 근로계약서의 내용 변경을 위해 개별 노동자의 동의도 거쳐야 한다"며 "하지만 회사가 불이익 변경에 동의하지 않으면 퇴사를 종용하고 정리해고로 위협하는 등 동의를 종요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신고된 위반 사례들을 보면 회사들은 상여금을 분할해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지급하거나 근로시간을 줄이고 휴식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임금인상에 대한 부담을 피하려고 시도했다.

특히 신고 내용 중에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해고를 통지하거나 대기발령을 통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그만두도록 사직을 종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서도 "인건비 증가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인정될 수 없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사례별로 보면 서울의 한 경비원의 경우 '휴게시간에도 핸드폰으로 전화해 민원이 생기면 바로 근무에 투입하게 하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니) 휴게시간을 늘린다고 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또 부산에서 제조업에 근무하는 신고자는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삭감하거나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런 '편법행위'를 막고 최저임금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사업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그 방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민형사상 처벌강화, 최저임금 명예근로감독관 제도 도입 등을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 논란의 핵심인 산입범위 확대 논란에 대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는 초과노동비용을 낮게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기본급 비중을 낮추고 상여금 및 각종 수당으로 점철된 왜곡된 임금체계를 정당화시켜주는 것"이라며 "임금 총액은 그대로 두고 임금 구성만 사용자 임의로 변경해 최저임금만 맞춰주는 행위를 합법화시켜 주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소상공인의 보호와 지원을 위해 프랜차이즈 모기업의 갑질을 근절하고 원청의 최저임금 인상 분담을 의무화하는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오는 30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위반 사례를 지적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각 지역 단위별로 지방 고용노동지청장과 면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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