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흘째 국민설득 '평창 여론전'…올림픽 결과가 변수

머니투데이

최경민 김성휘 기자

청와대가 사흘 연속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메시지를 내며 여론전에 나섰다. '평양올림픽'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반박하고,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해 '우리 선수의 기회박탈'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국민은 적극 설득하는 모양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평양올림픽’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에 대한 국내 여론이 분열되고, 남북 단일팀과 북한 응원단·공연단 파견 등에 대해 야당의 비판이 거세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비판을 반박하며 평화올림픽의 추진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도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경기를 참관했지만 이번과 같은 논란은 없었던 점을 꼬집었다.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1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합의가 이뤄지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평창올림픽특별법을 국회에서 처리했음도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우리는 그 때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동계올림픽의 개최국으로서 참가하는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자"며 "품격있는 주인으로서 손님들을 당당하게 맞이하자"고 말했다.

이어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았다. 문재인 정부의 ‘대화를 통한 한반도 위기 해소’ 노력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이어졌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의 평화를 앞당길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 대변인의 발표가 정치권을 향했다면 전날에는 '대국민 호소'에 가까운 메시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들께서는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의 기회를 잘 살려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라를 변화시킨 '촛불'까지 상기시키며 평화올림픽의 성공에 국민들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백브리핑(배경설명)을 통해 젊은층을 향한 메시지도 냈다. 그는 "단일팀이 중요한 것이기에 모두 다 과거처럼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맞다. 이견이 있더라도 중요한 가치라고 이해해줄지 알았는데 이번에 특별한 경우가 발생했다"며 "20~30대가 공정이라는 키워드로 반응한 것은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 겸허하게 의견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북한의 참가가 국가적으로 실익이 된다는 점을 설파했다. 윤 수석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고 했다. 남북 간 평화가 정착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줄어 경제성장이 기대된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청와대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이같이 여론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성패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과'에 달렸다는 평가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과 북이 하나되는 모습을 계기로 대화무드가 증폭되면 여론의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사흘 동안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해야 하고, 평화·화합·치유의 올림픽이 돼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를 호소한 것"이라며 "비판이 있다면 수용하면서도 올림픽의 본질이 유지되고 성공할 수 있도록 호소할 것이다. 올림픽에 대한 작은 가지같은 이슈들이 본질을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팀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올림픽의 진행 과정 속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개개인들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 감동적인 결과가 나오면 (설득)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며 "단일팀의 결과가 좋게 감동스럽게 나타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