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욘 화산 분화… "수일 내 대폭발 가능성"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3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욘 산에서 화산 재가 5㎞ 높이까지 솟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필리핀 마욘 화산이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하면서 수일 내에 대폭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욘 산에서 용암과 화산재가 뿜어져나와 반경 8㎞에 거주하는 주민 4만명이 대피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상자는 없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원(Phivolcs)에 따르면 이날 용암은 분화구로부터 700m가량 치솟았고 화산재는 5㎞ 높이까지 거대 기둥 형태로 피어올랐다. 앞서 22일 정오에도 화산재와 증기가 높이 치솟으며 분화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산 비탈을 따라 화산가스와 화산 쇄설암을 비롯한 잔해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양상을 봤을 때 격렬한 폭발이 최소 수 시간에서 수일 내에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 관계 당국은 이날 마욘 화산의 경보 등급을 최고 등급 바로 아래인 4등급까지 격상했다. 프란시스 비차라(Francis Bichara) 알바이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피지역을 마욘 산 반경 9㎞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이 경우 대피자가 4~6만 명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항공사 상당수는 화산재를 피해 항로를 변경하거나 항공편을 취소했다. 필리핀 민간항공관리국(CAAP)은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이날 레가스피 공항과 나가 공항은 폐쇄된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주요 관광지이기도 한 마욘 화산은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340㎞ 떨어진 지역에 있는 활화산으로 지난 500년간 50번 폭발했다. 1814년 대폭발 때는 1200명이, 1993년 폭발 때는 79명이 숨졌다. 지난 2013년에는 등산객 5명이 경고를 무시하고 정상에 올라가다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