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퇴출되나…"혹시 내 것?"

정부가 23일 이달 30일부터 시행되는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 실명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실명제 시행 이후 원활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는 함량 미달로 시장에서 자연 퇴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실명이 확인된 가상계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법인계좌를 통해 운영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대해선 은행이 자금세탁 위험이 크다고 보고 금융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이런 거래사이트만 60여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고객들은 거래사이트에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특정 은행의 계좌가 있어야만 입출금을 하고 거래할 수 있다. 예컨대 A거래사이트가 가상계좌 발급을 위해 제휴한 은행이 B은행뿐이라면 A거래사이트 고객은 B은행 계좌가 있어야만 한다.

현재 가상계좌를 제공한 거래사이트는 빗썸(신한·NH농협은행), 업비트(기업은행), 코빗(신한은행), 코인원(NH농협은행) 등 4곳이다. 이들 업체는 사전 공지를 통해 신규 가입을 위해선 자신들의 계약 은행계좌를 발급받아야 하는 점을 알렸다. 가이드라인이 도입돼도 운영에 큰 차질은 없어 보인다.

빗썸 한 관계자는 "가상계좌 발급 은행과 입금 은행이 다르면 실명확인이 어려워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면서 "이미 실명 거래를 위한 모든 조치를 마쳤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블록체인협회에 회원 등록을 요청한 거래사이트들도 실명제를 위한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업계 자율규제안과 은행권 심사를 통과한 거래사이트들만 정회원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현재 26곳의 가상통화 거래사이트가 협회에 회원 등록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빗썸, 코인원, 코빗, 업비트 등 4대 거래사이트를 비롯해 △덱스코 △에스코인 △코인이즈 △비트팍스넷 △카이렉스 △코인링크 △이야비트 △코인제스트 △고팍스 △CPDAX △코인피아 △HTS코인 △비트포인트 △코인네스트 △코인에버 △코인엑스 △넥스코인 △코인마블 등이다. △OK코인 △지닉스 △후오비 △플루토스디에스 등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곳들도 은행과의 계약을 통해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대한 인가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인가제는 정부가 허락하는 곳에서만 가상통화를 거래할 수 있는 제도로, 일정 조건을 통과하지 못한 나머지 거래사이트는 사실상 폐쇄되는 효과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가상통화 관련 규제가 제도권화로 오해되는 부분이 있어 미뤄온 것이 사실"이라며 "억누를수록 음성화하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차라리 인가제를 도입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