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방부 대선개입 진술은폐 포착…前수사부본부장 영장(종합 2보)

(서울=뉴스1) 이유지 기자,최은지 기자 =

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지난 2014년 8월19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국군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4.8.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의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2013년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사건 1차 수사를 맡았던 당시 국방부 수사본부가 '사이버사가 제18대 대선에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은폐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전 국방부 수사본부 부본부장이었던 권모 예비역 중령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권 전 중령은 2013~2014년 군 사이버사의 정치관여 사건 수사과정에서 축소·은폐하도록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전 중령의 경우 예편해 현재 일반인 신분이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서 수사를 맡고 있다.

2014년쯤 국방부 수사본부 소속 한 수사관은 사이버사 요원으로부터 '사이버사 산하 530 심리전단이 2012년 대선에 개입했다'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이 여러분 덕분에 대선을 훌륭히 치렀다고 격려했다'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 전 중령은 대선 개입이 없었던 것으로 다시 조사하라고 지침을 내린 뒤 이에 불응하자 해당 수사관을 오히려 전보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본부는 같은해 8월19일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과 일부 부하들의 일탈행위였다고 결론 내리고 "군 차원의 조직적 대선개입은 없었다"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에 대해서는 정치관여 특수방조 혐의를 적용하는데 그쳤다.

국정원 수사팀은 앞서 해당 수사관과 심리전단 요원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이같은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국방부 수사본부장이었던 김모 대령 또한 권 중령과 공모해 수사를 방해한 공범으로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현재 모 부대 헌병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 대령은 현직 군인신분이기 때문에 군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검찰과 국방부가 공조수사를 통해 진행 중이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 이미 전역한 인사들은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이, 현직 군인 신분인 관련자들은 국방부와 군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국방부 사이버댓글조사 TF(태스크포스)는 지난 11일 1차 수사 당시 김 전 수사본부장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당시 수사과정에 김 전 장관 등 윗선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장관 개입 정황이 있냐는 질문에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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