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선 건축왕' 정세권 선생 기념사업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조선의 건축왕’으로 불리는 기농(基農) 정세권 선생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오는 2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국사편찬위원회 △종로구와 ‘정세권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협력협약’을 체결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정 선생 친손녀인 정희선 덕성여대 명예교수도 참석할 예정이다. 북촌 한옥마을은 1920년대 독립운동가였던 정 선생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는 1919년 종합 건축사 ‘건양사’를 설립하고 북촌 가회동, 계동, 삼청동, 익선동 일대의 땅을 대규모로 매입했다. 여기에 중소형 한옥지구를 조성해 주택난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 사대문 안에 일본인 거주지를 만들기 위해 일본식 주택을 대량 건설하려던 일본에 맞서 한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오늘날 북촌을 있게 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디벨로퍼(developer)인 셈이다.

정 선생은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돼 뚝섬 일대 약 3만5000평 토지를 일제에 강탈당하기도 했고,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북촌 한옥마을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시는 이번 기념사업을 통해 북촌 한옥을 역사문화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 재조명하고,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 선생의 업적과 북촌 한옥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 등 5개 기관은 내달 27일 북촌에서 정세권 선생을 주제로 한옥투어와 토론회를 개최한다. 내년에는 3·1운동 100주년과 연계해서 기념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일제에 맞서 오늘날 북촌을 있게 한 주인공이지만 그 업적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기농 정세권 선생을 재조명하는 의미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민간협력을 통한 서울의 역사문화 도시재생 등에 대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