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영 롭스 대표 "롯데 첫 여성 CEO 선임, 큰 도약"

선우영 롭스 대표이사 /사진제공=롯데쇼핑

"그룹 내 여성 CEO 배출은 그 자체로 큰 도약입니다. 철저히 고객관점에서 롭스를 키워나가겠습니다."


올초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롯데그룹 내 대표이사로 선임된 선우영 롭스(LOHB's) 대표(52)는 24일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진정성있게 여성인재를 등용하려는 롯데그룹 내 의지가 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롭스는 롯데그룹이 2013년 론칭한 H&B(헬스앤뷰티)스토어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한국 롯데에서 선우 대표의 선임은 기업 대내외로부터 눈길을 모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0년까지 반드시 여성인재를 배출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는데, 그 이행이기도 하다. 선우 대표는 "(롯데그룹과 롭스에) 여성 고객이 많은데 여성 고위 책임자는 없었다"며 "이제 중책을 맡게 돼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선우 대표는 연세대학교 식생활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대우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8년부터 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2012년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하며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2013년 위닉스와 손잡고 제습기를 선제적으로 국내 시장에 적극 선보여 약 60만대 판매 '대박'을 내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열심히 하고 성과를 내면 남녀할 것 없이 평가받게 됐다고 본다"며 "많은 여성 동료, 후배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는만큼 더 많은 여성 인재들이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롯데 첫 여성 CEO' 타이틀을 얻기까지 난관도 많았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당시 대기업에 여성들이 일할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았다. 선우 대표는 "남자와 똑같이 공부했는데 똑같이 일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일은 뭐든지 최선을 다했다"며 "그 과정에서 내가 잘하는 것들을 하나씩 발견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육아휴직을 2개월 정도만 쓰고 다시 출근해야 했고, 다른 여성 직장인들과 같은 고민을 해왔다고 본다"며 "힘들 때는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듯 그냥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

선우 대표는 그런만큼 기업 내 제도적 지원이 힘을 발휘한다고 본다. 그는 "이제 그룹에서는 출산시 따로 신청없이도 자동 육아휴직에 들어가고, 쓰지 않을 경우에만 추가 서류를 제출하게 해 당연히 쓸 수 밖에 없는 문화가 자리잡혔다"며 "남성육아 휴직도 1년정도 실시해 현재까지 1100명이 쓰는 등 회사가 진정성 있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후배나 동료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해도,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H&B 시장 규모는 1조7000억여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고 올해는 2조원, 5년 내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위 업체인 올리브영이 80%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롭스는 업계 후발주자로 96개 매장을 두고 있다.

선우 대표는 올해 롭스 매장수를 50개 추가로 늘려 고객접점을 넓히고 매출도 50% 공격적으로 신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고객관점에서서 상품경쟁력을 키우고 온라인 채널 역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선우 대표는 "그간 경험에 비춰봤을 때 고객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무언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폭발적인 호응이 잇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을 10분정도에 끝내는 편인데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해 더 빨리, 편리하게 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할 것"이라며 "직원들부터가 좋아하는 상품을 발굴하고 고객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니즈를 파악해 나가는 것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