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성동조선 컨설팅 설 이후 윤곽"

24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한국수출입은행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은성수 수은 행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출입은행<br><br>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24일 진행 중인 성동조선해양의 산업컨설팅에 대해 "설 연휴 이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재무적 측면 뿐만 아니라 산업컨설팅 결과도 함께 고려해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은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성동조선 컨설팅 결과가 신속하게 나오기를 바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수은은 성동조선의 청산 가지가 높다는 실사 결과를 얻었지만 재무적 측면이 아닌 산업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주관으로 주관으로 추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새 정부 '구조조정 기조가 바뀌었다'는 지적에 대해 은 행장은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지 를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라며 "성동조선에 자금이 투입된다 해도 궁극적으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돈인 만큼, (구조조정 방안이) 국민이 납득할 정도가 돼야 추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선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며 "컨설팅 결과가 나와 봐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각이 불발된 대선조선에 대해선 "업황을 고려해 다시 매각의 기회를 찾겠다"며 "비록 가격을 깎더라도 매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또 수은의 공기업 지정 가능성에 대해 "어느 쪽이 국민과 기업을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지 고려해 기획재정부가 합리적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은은 현재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달 말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공기업 지정 가능성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수은을 포함해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명예퇴직 제도 도입 가능성에 대해선 "임금피크 대상자가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동시에 청년을 더 고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면 상호 '윈윈'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등으로 남북관계 '훈풍'이 불고 있는 만큼 남북협력기금을 관리하는 수은의 역할도 확대될 것을 내다봤다. 은 행장은 "평창올림픽 북한 예술단 경비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올해 총 48조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기로 계획했다. 작년 공급 실적(51조4000억원)보다는 3조4000억원 줄어든 규모지만 "여신의 양적 확대보다 지원 효과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게 수은의 설명이다.

보증 지원은 30% 가까이 늘린다. 건설·플랜트·선박 등 해외 수주가 살아나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올해 보증 지원액은 모두 12조원으로 작년 실적(9조4000억원)보다 2조 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4차 산업 혁명 대비를 위해 신성장 산업에 9조원을 지원하고, 전체 여신의 43%를 중소·중견 기업에 지원한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분야에서는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신흥경제권에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지원에 나설 계획이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케냐·에티오피아 등 동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