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탈세·횡령'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29일 소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뉴스1

검찰이 탈세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7)을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오는 29일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지난 9일 검찰은 서울 중구 부영그룹 본사에 위치한 부영주택 등 부영그룹 계열사들을 전격 압수수색한 바 있다.

국세청은 2015년 12월부터 부영을 상대로 특별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수십억원대 탈세 혐의를 포착, 2016년 4월 이 회장과 부영주택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 법인을 통해 재산을 빼돌리고, 계열사들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국세청은 부영그룹이 캄보디아 신도시 조성사업 등에서 역외탈세를 한 정황이 담긴 자료도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6월 검찰에 이 회장이 친족 회사 7곳을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에서 누락해 신고했다며 고발장을 냈다. 미편입 계열사의 경우 공시의무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총수 일가의 각종 불법 행위 창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이 회장이 친족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세금을 내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빼돌린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이 회장의 측근과 부영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실시하고, 이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본격 수사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밖에도 부영은 임대주택 분양 과정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로 전국 각지에서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건축비를 과도하게 높게 책정해 분양가를 올리는 방법으로 이득을 챙겼다는 것이다. 부영이 임대료를 법정 상한선인 5%까지 인상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또 검찰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시 분양 아파트의 원가를 허위로 공개하고 부실시공한 혐의로 이 회장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부영이 송도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해 개발비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016년 4월 이 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다가 추가 고발이 이뤄진 후 지난해 8월 공정거래조세조사부에 재배당했다.

한편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이 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9)으로부터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내라는 요청을 받고 반대급부로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를 요청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지만 사법처리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