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저작권 있다… 美서 7.5억원 승소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4년 7월 '그럼피 캣'(Grumpy Cat)이 뉴욕에서 열린 '캣 서머' 비디오 론칭 파티에 참석했다. /AFPBBNews=뉴스1

'타르다 소스'(Tardar Sauce)는 축 처진 입매 때문에 항상 우울하고 뚱해보이는 고양이다. 2012년 SNS(소셜네트워크)에 게시된 사진을 통해 큰 인기를 끌며 '그럼피 캣'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럼피 캣' 관련 캐릭터 상품과 영화까지 제작되면서 주인인 타바사 번데슨(Tabatha Bundesen)은 2년 만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고, 결국 유한책임회사까지 설립했다.

2013년 '그레나데'는 '그럼피 캣'과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다. '그럼피 캣 그럼푸치노'라는 이름의 아이스커피에는 고양이의 얼굴이 로고로 쓰였다. 그런데 2015년 '그레나데'가 계약에 명시되지 않은 '그럼피 캣 로스티드 커피'와 티셔츠 상품에도 해당 이미지를 사용함에 따라 소송이 제기됐다. 이에 '그레나데'는 '그럼피 캣'이 계약에 포함된 '그럼푸치노' 홍보 의무를 져버렸다며 회사를 맞고소했다.

이처럼 인터넷 상에서 동물을 찍은 사진이나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저작권 관련 해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고양이 주인이 회사를 설립해 고양이를 캐릭터 상품화했기 때문에 승소가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원숭이가 사진작가의 카메라를 빼앗아 찍은 '셀카' 사진의 저작권을 두고 진행된 소송이 2년 만에 마무리됐다. 사진작가는 원숭이 사진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유명해지자 일부 업체에 무단 도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제동물보호협회(PETA)는 사진을 통해 발생한 수익이 원숭이를 위해 쓰일 수 있게 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송 비용이 커지자 양측은 합의 끝에 소송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