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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강남 아파트, 강남 일반고

광화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경제부장 |입력 : 2018.01.29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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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얘기지만 부동산과 교육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예컨대 강남 아파트와 강남 학군은 별개가 아니다. 정책도 부동산 따로, 교육 따로 일 수 없다. 그래서 난이도가 높다.

지난해 12월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84㎡(33평)의 매매가격이 20억원을 넘기면서 유명해진 것은 2015년 준공된 신축 아파트의 희소가치와 최고학군이 맞물린 효과다. 이 아파트는 대치동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학교인 대치초와 대청중, 숙명여중, 단대부중 등에 배정받을 수 있다. 물론 강남의 인기 일반고에도 갈 수 있다.

외고(국제고)·자사고와 일반고가 동시선발을 할 때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강남 수요 분산과 8학군의 대체재 역할을 하던 학교의 소멸은 8학군의 부활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에 지원했다 떨어질 경우 원치 않는 일반고에 가거나 재수를 해야 하는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부모들에겐 ‘강남 일반고’가 ‘합리적 선택’이 된다.

아는 이는 많지만 말하기를 주저하는 것은 이 아파트 소유자 중 한 사람이 김상곤 교육부총리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23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진 전용 94㎡(38평)를 갖고 있다.

의도했든 안 했든 간에,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와 ‘래미안 대치팰리스’ 가격상승의 상관관계가 어떻든 간에 그의 정책이 관철됐고, 그의 집값이 올랐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그러므로 김동연 경제부총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강남 재건축에 대한 수요를 억누르느라 애쓸 때 수요확대를 가져올 정책을 폈다는 비판은 김상곤 부총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된다. 게다가 두 분야 정책의 충돌은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 문제를 야기한다. 지금 필요한 일은 청와대와 내각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 정책은 사람들의 현실적 욕구를 먼저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맹모삼천지교’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좋은 학교와 교육에 대한 열망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갖는다. 그것이 계층이동의 통로이자 생존의 조건이기에 그렇다. 교육은 곧 경제문제다.

학력이나 출신학교의 차이가 직업과 소득의 격차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부모들의 이런 욕구를 없앨 수 없다. 김상곤 부총리가 살 곳을 택할 때도 이런 열망과 욕구를 따랐을 것이다.

조 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트위터에 “모두가 용이 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며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썼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빠는 붕어고 개구리고 가재지만 자식은 ‘개천의 용’이 됐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그렇게 될 수 있는 사회야말로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통용되는 사회다.

또 하나, 제도를 바꾸면 제도에 적응하는 비용과 시간을 들일 수 있는 경제적 강자들이 늘 유리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8학군이 되살아 날 경우 매매든 전세든 그 학군에 진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건 경제력이다.
[광화문]강남 아파트, 강남 일반고


‘수능 정시’보다 ‘수시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비교과 과목까지 사교육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의 자녀가 제도의 수혜자가 돼온 것 역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결과다.

정부의 경제정책은 ‘공정’을 기치로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는 데 중심을 둬왔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경제적 강자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이로운 쪽으로 가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 두 가지 정책이 제각각이 돼서는 안 되기에 하는 말이다.

강기택
강기택 acekang@mt.co.kr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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