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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은 영하 15도에도 교복 치마 입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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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은 영하 15도에도 교복 치마 입어요?"

머니투데이
  • 남형도 기자
  • VIEW 8,804
  • 2018.01.3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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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도 교칙으로 '교복치마'만 강요하는 학교 다수…"책임감 있다" vs "일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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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서울시내 한 여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가영양(가명·17)은 개학을 앞둔 지난 주말 두툼한 기모 스타킹을 하나 샀다. 31일부터 다시 등교를 해야 하는데 다음주까지 강추위가 이어진다고 해서 걱정이 됐기 때문. 평소 추위를 많이 타는 터라 방학 때는 두툼한 내복 2벌에 바지까지 껴입었지만, 다시 교복 치마를 꺼내 입어야 한다. 이양은 "체육복 바지라도 껴입고 등교하고 싶은데 금지돼 있다"며 "온도가 영하 15도 날씨에도 교복 치마만 입는 것이 학생다운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역대급 한파에 개학을 맞은 여학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교복 자율화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학교의 여학생들은 교복 치마만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킹 하나로 추위를 견뎌야 하는 터라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들도 딸들이 안쓰럽긴 마찬가지다. 한반도에도 극강 추위가 현실화된 만큼 여학생들도 편하게 바지를 입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탈에 대한 우려가 혼재해 있다.

머니투데이가 29~30일 서울 마포·중구 일대에서 서울·인천시와 경기도에 재학 중인 여중·고생과 학부모 50명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평소에도 교복 치마와 바지를 함께 입도록 교칙에서 허용한 경우는 16명(32%)에 불과했다. 교복 치마가 의무화된 경우가 더 많았고, 일부 학교는 날씨가 많이 춥거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바지를 혼용해 입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여학생들은 교복 치마를 입으면 더 춥다고 답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김모양(16)은 "교복 치마만 입으면 아무리 두꺼운 스타킹을 신어도 다리가 덜덜 떨린다"고 말했고, 서울시내 한 여자 중학교에 다니는 박모양(15)도 "지난해인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에 교복 치마를 입고 학교에 갔는데 동상에 걸리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딸을 둔 학부모들의 심정도 비슷했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학부모 이재호씨(46)는 "추운 날 아이가 등교하는데 짧은 교복 치마를 입고 있길래 '바지 입으면 안되느냐'고 했더니 교칙 위반이라고 했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도 이런 규제가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고 말했다. 딸이 고교 1학년이라는 유모씨(49)도 "치마를 입고 떨며 등교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 안쓰럽다"고 전했다.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교칙을 통해 교복을 정할 수 있지만 일탈에 대한 우려와 교복 자율화를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혼재해 있는 상태다.

서울시내 고교 교사 김모씨(48)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학생들이 규율을 지키는데 복장이 일정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중학교 교사 한모씨(50)도 "그래도 여학생은 치마를 입는 것이 학생답다고 보는 시선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막상 여학생들이 교복 바지를 입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여의도여고의 한 교사는 "몇 년 전부터 날씨가 많이 추울 때는 바지를 입도록 허용해주고 있다"며 "복장이 흐트러지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는데, 학생들이 책임감이 있어서 다행히 별 문제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덕여고의 한 교사는 "시대가 변해서 교칙도 자율적으로 반영해야 하는데, 선생님들도 의견이 반반인 것 같다"며 "자유롭게 한다고 해서 교칙까지 바꿔버리면 너무 자유로워질까봐 우려되기도 한다. 수학여행에 가면 짧은 반바지에 망사 스타킹을 입는 애들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는 "학교에 강제할 순 없지만 학생들의 건강권이나 인권보호를 할 수 있도록 복장지도를 해달라고 안내한다"며 "아직 미흡한 곳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변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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