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0대 1 분할에 5만원대로…'국민주' 된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액면가를 50분의 1로 쪼개며 250만원대 황제주에서 5만원대 주식이 될 전망이다. 파격적 액면분할 결정으로 국민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국민주'로 재탄생을 예고하고 나섰다.

31일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를 앞두고 주식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50대 1로 쪼개는 것이다.

이 소식에 오전 9시45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는 전일대비 11만2000원(4.50%) 오른 260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때 8%대 급등하며 270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액면 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주식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납입 자본금에는 변화가 없어 기업의 본질가치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식 거래량과 주주 수 확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소액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100만원 넘는 '황제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심리적 부담 때문에 잘 투자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액면분할로 투자 접근성이 높아지게 됐다는 평가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단주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액면분할로 소액주주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액면분할 그 자체도 주가에 호재지만 삼성전자 경영진이 주주를 위한 또 하나의 의사결정을 단행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에도 주주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에서 통상 액면분할을 하는 기업은 액면가를 10대 1로 분할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액면가를 50대 1로 분할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50대 1이라는 '통큰 분할'로 260만원대인 1주당 주가는 5만원대로 크게 떨어지면서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주식이 되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대기업 오너들은 그간 소액주주의 참여를 반기지 않았는데 이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소액주주에도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라며 "그간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시가총액 1위 주식인데도 국민들이 투자하기엔 부담스런 주식이었는데 이제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주식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