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日 가상통화 사업 시동…라인 파이낸셜 설립(상보)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을 통해 가상통화 사업에 뛰어든다. 이를 위해 라인이 금융 사업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향후 보험, 대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31일 라인이 금융사업 전문 자회사 '라인 파이낸셜'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가상통화 사업을 위해서다. 라인은 라인 파이낸셜 설립과 함께 일본 금융당국에 가상 통화 교환업자 등록을 신청, 현재 심사 중이다. 라인은 곧 홍콩과 룩셈부르크에서도 당국에 가상통화 거래 사이트 운영을 신청할 계획이다.


라인은 네이버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세운 자회사다. 네이버의 지분율은 78.95%. 2016년 선진증시로 꼽히는 일본과 미국 증시 동시 상장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라인은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진행해온 모바일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 라인페이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금융 서비스의 본격적인 확대를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했다. 2015년 2월 출시된 라인페이는 온라인은 물론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수단이다. 일본 이용자끼리는 물론 일본에서 한국으로도 송금할 수 있고 환전도 쉬워 청년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수료도 타사 대비 낮다. 라인페이의 지난해 글로벌 거래액은 4500억엔(약 4조4300억원). 등록 사용자 수도 4000만명을 넘어섰다.

라인 측은 "더욱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구축, 제공하기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했다"며 "앞으로 라인 파이낸셜을 중심으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가상통화 교환이나 거래 시스템,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라인은 또 블록체인 기술 연구 개발도 진행, 금융 서비스에 접목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익숙하고 편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 핀테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금융 인프라(사회기반시설)가 부족한 개발도상국 등에서 전기나 수도 요금을 스마트폰 등으로 지급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라인은 현재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금융과 블록체인 전문가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라인 파이낸셜 설립으로 네이버의 가상통화 및 금융 관련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라인 외에도 프랑스의 코렐리아캐피탈을 통해 현지 가상통화 기술업체에 400만유로(약 53억원)를 투자하는 등 관련 시장 사업 진출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다만 국내 가상통화 사업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일본처럼 제도권 내로 들어와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네이버는 금융당국의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 도입에 거래 실명제를 하지 않는 광고주에 대해 철퇴 방침을 밝히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시장 혼란을 부르는 업체에 대해서는 광고를 받지 않겠다는 의미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미래에셋대우와 TF(태스크포스)를 만드는 등 금융서비스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가상통화 사업에 직접 진출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며 "다만 해외에서는 라인이나 다른 플랫폼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금융환경에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