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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중소'는 왜 늘 보호 대상인가?

광화문 머니투데이 채원배 산업2부장 |입력 : 2018.02.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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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육성' 그리고 '예외'. '중소업체' 뒤에 늘 따라 붙는 단어들이다. 때로는 국가 정책이라는 거창한 이유로, 현실적으로는 영세하다는 이유로 '중소'는 보호 대상이 됐다. '안전' 역시 '중소' 앞에서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중소업체들에게 이런 가혹한 법을 적용할 수 있냐'는 말이 나오면 정치권과 정부는 '예외'라는 조항을 만들어줬다.

이처럼 과도한 '보호'와 관대한 '예외'가 결국 참혹한 사고를 불러 일으켰다. 바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다.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 안전 장치는 전무했다. 수시로 불법 증개축을 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들을 수용하고도 '중소병원'이라는 이유로 모든 점검 규정을 피해갔다. '셀프 점검'만 해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고,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정부는 뒤늦게 '중소병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화재안전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병원이 보호 대상'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세종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해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을 맡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범정부적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스프링클러 설치가 안된 중소병원에 소방설비를 의무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의료인력 문제에 대해서도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규정 준수를 지나치게 강요할 수는 없다"고 했다. '보호'와 '예외 조항'이 대형 참사를 낳았는데도, 병원 관리 주무부서 장관이 아직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소'에 대한 과도한 '보호'가 낳은 폐단은 비단 안전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 방안' 중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는 커녕 외국계 기업들의 배만 불려 주고 있는 게 적지 않다. 2013년 '대기업 공공입찰 자격 제한' 등을 골자로 개정된 '소프트웨어산업진행법'이 단적인 예다. 정부는 최근 "2021년까지 세종과 부산을 국가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사업의 수혜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볼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중소 업체들은 이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능력이 안되고, 국내 대형 시스템통합(SI)업체들은 법 시행 후 공공 프로젝트에 관심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1000명 이상 규모의 공공기관 단체 급식 입찰에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시킨 정책'도 외국 업체와 중견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가 2012년 이 제도를 도입한 목적은 영세 중소업체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1000명이 넘는 구내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운영 능력이 요구되는데 이를 충족하는 영세 상인들은 전무했고, 결과적으로 미국계 급식 회사 아라코와 일부 중견기업이 이 대책의 수혜를 봤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지는 못하고, 복합쇼핑몰 의무 휴업으로 이케아 등만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은 중소기업에게 동등한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취지는 좋지만 과도한 보호로 인한 폐단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보호할 가치가 없는 것까지 국가 정책이라는 이유로 보호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중소 병원처럼 국민 안전과 밀접한 중소 업체에 대해서는 예외 조항을 둬서는 안된다. 중소기업 보호가 결과적으로 외국계 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제도는 빨리 뜯어 고쳐야 한다. '중소'는 무조건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다.

[광화문]'중소'는 왜 늘 보호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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