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좋다는 이들에게 물었다, "왜죠?"

최근 작고 소소한 것에서 확실한 행복을 얻는다는 '소확행'(小確幸)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올해의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소확행'을 선정했다.

잔디 위에 누워 책을 읽는 것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될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동영상 공유 플랫폼 인스타그램에서 '#소확행'을 검색하면 1만5900여건의 글이 검색된다. 커피 잔과 케이크 사진을 올려놓고 "볕이 좋은 곳에서 자리잡고 광합성과 당 충전 중"이라거나, 밥과 국 그리고 반찬 등 거하지 않은 밥상 사진과 함께 "퇴근 후 와이프와 즐기는 행복한 집밥"이라며 자신만의 '소확행'을 소개한다.


이 외에도 ▲좋아하는 카페 익숙한 자리에서 카푸치노 마시기 ▲따뜻한 이불 속에서 노래 들으며 만화책 보기 ▲주말에 방 청소하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잠들기 ▲아이를 재운 후 거실에서 맥주 한 캔과 영화 보기 등 다양한 '소확행'이 있다.

SNS에 '소확행'을 검색하면 약 1만5,900여 건의 게시글이 나온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생은 단 한번'을 외치며 큰 소비를 통해서 '삶의 만족'을 느끼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과 다르게 이들은 어떻게 소소한 것에서 확실한 행복을 얻는다는 것일까. 실제로 '소확행'을 실천한다는 기자 3명에게서 그 이유를 들어봤다.

자신의 '소확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자들. 왼쪽부터 유승목 기자, 이재은 기자, 남형도 기자. /사진= 이상봉 기자

남형도 기자(36)는 점심시간에 종종 서점을 방문한다. 푹신한 가죽의자에 앉아 마음에 드는 책을 읽으며 '소확행'을 실천한다. 직업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니 혼자서 보내는 이 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


그는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 일도 하는 것인데 일에만 매몰되다 보니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지'를 잊게 된다"며 "행복엔 크고 작음이 없듯 일상의 매순간에서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소확행'을 실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은 기자(28)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컬러링 북(색을 칠할 수 있는 도안이 그려진 책)을 색칠하는 것을 자신의 '소확행'으로 꼽았다. 그는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애쓸 땐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커졌다. 소소하더라도 즐거운 일을 하니 행복지더라"고 전했다.

자신의 '소확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자들. 왼쪽부터 유승목 기자, 이재은 기자. /사진= 이상봉 기자

유승목 기자(27)는 현실과 타협하는 수단으로 '소확행'을 택한 경우다. 바쁜 업무 탓에 콘서트를 직접 보러 다니지 못해 동영상 검색 사이트에서 콘서트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며 대리만족을 얻는다. 그는 "평소에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이 적은데 '소확행'을 통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복잡한 먼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물질적이고 큰 크기의 행복보다는 온전히 자기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과 방향성을 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