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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설마']고드름 달린 지하철역 스프링클러

③노인만 하루 2만명 종로3가·청량리역 살펴보니…"위험천만 방치, 불나면 대참사"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입력 : 2018.02.1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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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일상 속 부주의가 쌓여서 결정적인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습니다. 설마가 참사로 이어진 끔찍한 악몽을 우리는 반복해왔습니다. 지금도 무심코 지나친 안일함이 사고의 싹을 키울지 모릅니다. 일상의 공간에서 자칫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매일 접하는 익숙한 환경이지만 사실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진 않은지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합니다.
[내 곁에 '설마']고드름 달린 지하철역 스프링클러


스프링클러에 고드름이 매달렸고 비상유도등은 꺼져 있다. 피난계단은 좁고 피난사다리는 방치됐다. 수많은 시민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우리나라 지하철역의 현실이다.

2003년 2월 192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최근 머니투데이는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 서울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지하철 1·4호선 서울역의 승강장과 역사를 돌며 문제점을 직접 확인해봤다.

특히 종로3가역과 청량리역은 전국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이다. 하루 평균 연인원 약 2만명의 노인들이 두 역을 이용한다. 안전시설이 부실하다면 언제 대형 참사가 터질지 모른다.

그러나 현장을 살펴보니 곳곳에 위험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교수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지하철 승강장과 역에 많은 소방설비를 설치 했지만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며 "낡은 설비가 많아졌고 화재를 유발하거나 피난을 방해하는 시설물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과 청량리역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사진=최동수 기자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과 청량리역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사진=최동수 기자


◇고드름 끼고 함몰된 스프링클러…"불나면 물 분사될까"

7일 종로3가역 1호선 승강장에 도착한 이 교수는 가장 먼저 승강장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를 가리켰다. 물이 나오는 스프링클러 헤드가 천장에 함몰되거나 먼지가 쌓여 굳어버린 상태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날 방문한 청량리역과 서울역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승강장을 제외한 환승 통로와 역 개찰구 주변 스프링클러의 80% 이상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외부와 가까이 있는 스프링클러는 동파돼 물이 새 거나 고드름이 낀 곳도 있었다. 고드름이 있으면 비상상황에서 센서에 열 전달이 잘 안돼 스프링클러 작동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스프링클러는 72~73도가 되면 작동을 해야 하는데 얼거나 먼지가 쌓여있으면 정상 작동하지 못한다"며 "쌓인 먼지가 아예 굳어버린 스프링클러도 흔히 보이는데 설치 후 청소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프링클러 헤드가 함몰돼 있으면 물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천장을 타고 흐른다"며 "2014년 고양시종합버스터미널 화재 때도 스프링클러가 작동은 했지만 천장에 함몰돼 있어 정작 제대로 물을 분사한 곳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후죽순 광고판·기둥형 광고…'자칫 잠재적 시한폭탄'

지하철 안전문(스크린도어)에 설치된 전기 광고판은 잠재적 화재 취약 시설물로 꼽혔다. 전기 광고판 뒤 배선의 합선 등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광고판이 열에 약한 알루미늄이나 불에 쉽게 타는 아크릴판으로 구성된 것도 문제다.

승강장에 설치된 기둥형 광고시설물은 피난 상황에서 이동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지목됐다. 종로3가 5호선 승강장에는 상층부로 올라가는 계단과 가깝게 기둥형 광고시설물이 설치돼 있는데 재난 상황 때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면 병목현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일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의 설치 비중을 맞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많이 설치돼 있는데 불이 나면 에스컬레이터는 피난 계단으로서 역할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에스컬레이터가 정전으로 갑작스럽게 멈추면 사람들이 넘어질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이동 거리가 길어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빠르게 빠져나가기 힘들다"며 "에스컬레이터만 무작정 설치할 것이 아니라 피난상황을 대비해 계단도 충분히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오후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가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승강장 가운데서 방치된 피난사다리를 발견했다. /사진=최동수 기자
7일 오후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가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승강장 가운데서 방치된 피난사다리를 발견했다. /사진=최동수 기자

◇비상유도등 없는 곳도, 피난사다리 엉뚱한 곳에

비상유도등은 불이 꺼져있거나 아예 설치가 안된 곳도 발견됐다. 연기가 차오를 때 비상 유도등은 사람들을 출구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장과 바닥, 그리고 벽에 주로 설치돼 있다. 이날 종로3가역과 청량리역에서는 바닥에 설치된 비상유도등이 일부 꺼져있었다.

특히 서울역과 청량리역에는 방화 셔터가 내려오는 곳에 비상유도등이 없는 곳도 있었다. 방화 셔터는 말 그대로 불과 연기를 차단하는 벽이다. 방화 셔터에는 사람이 통과할 수 있는 문이 달려있는데 정전이나 연기가 찼을 때를 대비해 비상유도등은 방화 셔터의 문 위 천장에 정확히 설치돼 있어야 한다.

이 교수는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방화 셔터의 문을 못 찾으면 빠져나가지 못하고 셔터 앞에서 질식할 수 있다"며 "불이 어디서 날지 모르기 때문에 통로마다 비상유도등을 정확히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난사다리는 아무데나 방치돼 있었다.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 양쪽 끝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선로로 대피할 수 있는 문이 있다. 피난 사다리는 이때 문을 열고 선로로 내려갈 때 써야 하기 때문에 승강장 양쪽 끝에 설치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청량리역에는 승강장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이 교수는 "피난사다리는 무거워서 최소 성인남성 2명이 들어야 하는데 가운데 있으면 활용성이 떨어진다"며 "사다리 없이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선로로 뛰어내리다 넘어지면 피난시간이 지체되고 결국 인명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동수
최동수 firefly@mt.co.kr

겸손하겠습니다. 경청하겠습니다.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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