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해고자 98명 복직"… 철도노사 합의

오영식 코레일 사장(왼쪽)과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이 8일 노사 대표자 간담회에서 해고자 복직에 전격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해고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취임한 후 이틀 만의 전격적인 행보다.

철도노조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8일 노사 대표자 간담회를 열고 △철도발전위원회 구성 △안전대책 및 근무여건 개선 △평창올림픽 성공적 개최 △해고 조합원 복직 등에 합의했다.


철도 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파업 등으로 인해 발생한 해고자에 대해 조속한 복직 조치를 시행하고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지난 철도 구조개편 및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며 수차례 파업을 진행하면서 수백여명이 징계, 해임, 파면을 당했다. 현재까지 복직하지 못한 조합원은 총 98명이다. 철도 노사는 그간 교섭을 통해 해고자 복직 추진에 합의하고 ‘해고자복직노사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복직 방안을 논의키로 했으나 그동안 ‘사장 공석'으로 인해 논의가 공전돼왔다.

코레일 해고자들은 짧게는 4년, 길게는 14년 간의 장기 해고로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 붕괴, 심리적 불안에 시달려왔다. 해고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해고된 채로 정년을 맞기도 했다. 특히 고 허광만 조합원은 2009년 파업으로 해고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철도 해고자들은 지난해 9월 12일부터 해고자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대전 코레일 본사 앞에서 149일째 천막농성을 진행해왔다.


철도 노사는 이번 합의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복직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또 전문가와 시민사회 등과 함께 철도발전위원회(가칭)를 구성, 철도 재도약을 위한 혁신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청년일자리 창출과 철도 조합원 안전대책 마련, 근무여건 개선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노사 갈등을 부른 현안과 과제에 대해서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는데 뜻을 함께 했다.

지난 6일 취임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취임식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대전 본사 앞 해고자 농성천막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오 사장이 농성 중인 해고자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복직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한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철도노조 강철 위원장은 “복직 합의가 길게는 14년 해고의 세월을 모두 보상해 줄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아픔을 치유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철도노조와의 정책협약을 통해 철도 해고자 복직을 약속한 바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노사화합과 신뢰를 회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차원에서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