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가상화폐, 신산업 성장 잠재력 부정 못해"

머니투데이

안재용 , 김지수 인턴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8일 "지금 시점에 가상화폐가 과열된 투기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이 현실이나 신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부정하긴 어렵다"며 "부작용이 편익을 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해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나라로 우뚝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상통화 규제의 쟁점과 개선과제' 토론회에서 "가상화폐가 4차 산업혁명의 총아라는 시각부터 그 자체가 사기라는 극단적 주장까지 백가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토론회 발표자로 나선 김형중 고려대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암호화폐 정책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세계의 많은 나라가 신중하게 규제에 접근하고 있는데 한국은 굉장히 보수적인 정책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CO 금지국은 중국과 한국 두 나라 뿐이고 중국도 현재 한 발 물러서려 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런 흐름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난 12월 정부가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부정정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거래소가 폐쇄되면 국민들은 위험한 거래환경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역할인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창구 △과세 근거 확보 △범죄자금 추적 △지하자금 양성화 등이 사라진다는 것.

투자자 보호방안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신뢰할 수 있는 암호화폐 및 ICO 정보 제공과 투자적격업체 지정, 보안수준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보호할 수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암호화폐 가격을 통제하려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암호화폐는 개념정의부터 쉽지 않기 때문에 법제화가 어렵다"며 "일단 기존 법률을 수정해 대응한 뒤 환경이 어느정도 정상화되면 그때 포괄적인 관련 법 정비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원종현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상화폐의 부작용을 없애고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원 조사관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상황은 투기과열과 사이버범죄, 탈세에 블록체인 기술이 볼모로 잡혀 있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인질을 잘 구하면서도 부작용을 잡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모호한 규제대상과 규제영역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며 "직접 통제가 아니라 거래소에 대한 규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 자체를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현재 생기는 문제들은 해당 문제가 생기는 포인트에 맞춘 법안 수정이나 보완으로 적용 가능하다"며 "시장 전체를 건드리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거래소의 건전성 확보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법안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