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누르자, 치솟는 분당·용인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카드를 쏟아내자 강남 대신 강남 접근성이 좋은 분당, 용인 수지 집값이 들썩인다. 강남역과 연결되는 신분당선 주변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강남의 ‘낙수효과’를 누리는 것. 불과 1주일 만에 호가가 5000만원 이상 뛴 단지도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 분당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말 대비 평균 3.91% 올랐다. 지난해 분당 아파트의 연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약 4%였는데 올해 들어 불과 5주 만에 비슷한 폭으로 가격이 뛰었다.
　
올해 1월말 4억원 안팎에 거래된 야탑동 매화공무원1·2단지(전용면적 58㎡)는 현재 4억5000만원 정도로 호가가 올랐다. 정자동 파크뷰 가격도 1월 중순 이후 평형별로 매주 1000만~2500만원 오르는 추세다. 최근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폭이 크다. 구미동도 최근 매매가격이 올랐다. 무지개LG, 까치주공2단지 가격이 이달 들어 1000만~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판교도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크게 뛰었다. 운중동 산운마을10단지가 2500만~4000만원, 판교동 판교원마을7단지가 3500~5500만원 호가가 뛰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강남과 접근성이 좋은 신분당선 주변 아파트 위주로 매매 가격이 오름세”라고 밝혔다.
　
이같은 신분당선 주변의 강세는 분당을 넘어 용인 수지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동천역, 수지구청역, 성복역 등 신분당선에 인접한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수지구청역에서 가까운 신정마을 주공1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1월말 3억6800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초에는 4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인근 주공7·8단지 매매 가격도 2주간 4000만원 안팎 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4억8000만원 전후로 거래된 동천역 인근 동문굿모닝힐 전용면적 84㎡도 올들어 5억원 초반에 가격이 형성됐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기가 많은 20평대는 물론 30평대도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도자의 변심으로 거래진행 중 보류 혹은 해약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2015년 5억원 후반에 분양된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도 1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 호가가 7억원에 육박한다.
　
강남 집값 과열양상이 분당, 용인 수지 등 강남 인근 수도권으로 번지자 무주택자들의 고민도 깊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오는 4월 전세기간이 끝나는데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이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최근 서울 외곽지역까지 가격이 많이 올랐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2월 12일 (20: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