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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도음식+'한라산' 소주 靑 식사…김여정 "서울 낯설지 않다"

[the300]첫 등장부터 위상 확인…아흔 넘은 김영남이 예우·철통경호

머니투데이 김성휘 ,박소연 ,최경민 기자 |입력 : 2018.02.11 17:02|조회 : 9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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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8.2.11/뉴스1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8.2.11/뉴스1

"(서울이) 처음입니다. 낯설지가 않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대표단 중 독보적 존재감을 보였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여동생으로 권력 핵심이다. 김일성 일가인 '백두혈통' 중 한국전쟁 후 처음 남측 땅을 밟은 인사다. 미국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 딸 이방카와 비교할 정도다. 쏟아지는 관심에 비해 성향이나 능력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는 9일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에서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위상을 과시했다. 연장자이자 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그에게 깍듯이 예를 갖췄다. 김영남 위원장은 공항 의전실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정면, 즉 '상석'을 김 부부장에게 양보하려 했으나 김여정 부부장이 사양했다.

북측 대표단이 인천공항 내 이동중 북한 경호요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성들이 2중·3중으로 김 부부장을 밀착 경호했다. 경호 강도는 김영남 위원장보다 세 보였다. 김여정 부부장은 다소 긴장한 듯하면서도 미소를 유지했다. 인천공항 내부를 둘러보는 듯한 시선도 포착됐다.



그의 위상은 10일 청와대 접견에서 또한번 증명됐다. 북측 인사가 청와대를 찾은 것은 이명박정부 때인 2009년 8월 이후 8년6개월 만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의 문구가 금장으로 새겨진 파란색 서류철을 들고 입장한 사람은 김영남 위원장이 아닌 김여정 부부장이었다. 그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진짜 특사인 게 확인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서를 즉석에서 직접 읽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의 외조부인 고경택의 허총(虛塚, 시신이 없는 묘)석판과 경계석이 있던 제주시 봉개동 묘자리(빨간 동그라미)가 무성한 풀과 눈으로 덮여있다. 2014년 김정은 외가의 가족묘지가 제주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부담을 느낀 후손들이 고경택의 묘를 옮겨 현재는 그 흔적만 남아 있다. 2018.2.11/뉴스1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의 외조부인 고경택의 허총(虛塚, 시신이 없는 묘)석판과 경계석이 있던 제주시 봉개동 묘자리(빨간 동그라미)가 무성한 풀과 눈으로 덮여있다. 2014년 김정은 외가의 가족묘지가 제주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부담을 느낀 후손들이 고경택의 묘를 옮겨 현재는 그 흔적만 남아 있다. 2018.2.11/뉴스1
청와대도 이런 김 부부장을 고려한 듯했다. 제주 한라산 소주를 오찬 건배주로 마련한 것이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생모인 재일교포 고용희(고영희) 일가가 제주 출신이다. 김정은 외조부 고경택의 묘가 제주에 있었다. 부담을 느낀 후손들이 묘를 이장, 지금은 표지석만 남았다.

이날 점심 테이블엔 이밖에 강원도 겨울음식을 대표하는 황태 요리를 중심으로, 북한 백김치와 남한 여수 갓김치가 올랐다. 후식은 천안 호두과자와 상주 곶감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의 8도 음식이 다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방남기간 많은 말을 하진 않았으나 한두마디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0일 조명균 통일부장관 주최 만찬에서 "서울이 처음이시죠"라고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묻자 "처음입니다"라고 답했다. 최 지사가 "어떻습니까"라고 다시 묻자 "낯설지가 않다"고 말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아흔을 넘긴 나이가 무색하게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건강비결을 물었을 정도다. 간간이 농담도 섞어 말하며 '어록'을 남겼다.

▷김영남 위원장= 역사를 더듬어보면 문 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 문익점이 붓대에 목화씨를 가지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
▶문 대통령= (천안 호두과자가 후식으로 나오자) 이 호두과자가 천안지역 특산 명물이다.
▷김영남= 건강식품이고 조선 민족 특유의 맛이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남북한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반대더라.
▷김여정 부부장= 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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