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삼성전자가 '추격자'된 이유는..新수요의 힘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에 주목하며 발빠르게 대응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시장의 두드러진 성장성 때문이다.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3년 새 10배 이상 커졌다. 새로운 블루오션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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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 뿐 아니라 무선 휴대용 청소기, 의류관리기 등 새로운 형태의 가전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업계 판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 수요의 등장에 그동안 글로벌 가전업계를 호령했던 삼성전자가 일부 신가전 영역에서 다시 '추격자'로 돌아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2016년 10만대에서 2017년 60만대, 올해는 1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의류건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지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은 탓에 구체적인 판매량 등 객관적 통계수치는 아직 없다. 그러나 업계는 선두 LG전자가 점유율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국내 시장에 건조기를 처음 선보였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며 "건조기 판매 호조는 지난해 LG전자 실적에 적잖은 기여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건조기가 폭풍 성장한 배경은 미세먼지, 황사 문제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발코니 확장 등 주거환경의 변화가 한 몫을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매년 기능적으로 업그레이드됨에 따라 현재 1회 건조에 전기료가 100원대에 불과한 것도 판매량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외시장 매출도 이미 상당한 규모다.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건조기의 판매량은 270만대, 9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건조기는 세탁기와 페어(pair)로 팔린다.

의류관리기 시장도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영역이다. 현재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 '스타일러'가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LG전자는 2012년 이 제품을 최초로 출시한 후 2015년에는 두께를 줄인 '슬림 스타일러' 등을 내놓으며 라인업을 다각화했다.

이 시장 역시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제품 구입을 위해 상당 기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도 최근 의류관리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특허청에 비밀 디자인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제품 출시 여부 및 시기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는 삼성전자의 시장 진출을 시간 문제로 보는 분위기다.

무선 진공청소기 시장도 뜨겁다. 유선청소기 대비 흡입력이 약하고 배터리 문제로 오래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청소기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6월 출시한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는 같은해 11월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하며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제품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임에도 불구, 유선청소기에 버금가는 흡입력과 강력한 배터리 성능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지난해 9월 무선청소기 신제품 '파워건'을 출시하며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