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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배'가 어디로 갈까…

[멈춰선 기업 구조조정]④금융논리 비판하던 부처, 지금 뭐하나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민동훈 기자, 유영호 기자 |입력 : 2018.02.1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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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배'가 어디로 갈까…
문재인정부 들어 기업 구조조정은 국책은행, 금융논리 중심에서 시장 중심, 산업정책 중심으로 전환했다. 지난 정부 대우조선, 한진해운 등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을 대표하는 국책은행의 목소리만 지나치게 크게 반영되면서 지역경제와 일자리 문제가 소외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신설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는 구조조정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체가 됐다. 산경장 회의를 주재하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컨트롤타워를 맡고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산업 주무 부처가 산업적 요구를 반영해 구조조정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8일 산경장 회의에서 핵심 과제인 '일자리'와 '혁신'을 강조하면서 구조조정을 단순히 재무적 관점에서 부실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혁신 지원 측면에 중점을 두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자금 지원도 채권단에 의존하지 않고 1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단 실리고 보자’라는 논리가 부각돼 자칫 전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 "모든 구조조정, 산업부가 주도" = 현 정부 첫 번째 구조조정 안건인 '조선업 살리기’의 방향타는 산업부가 잡았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산경장 회의에서 “모든 구조조정 문제에서 산업부가 주도하는 모양새를 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구조조정에서 산업부가 좀 더 역할을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을 놓고 정부가 강조한 산업논리는 두 회사가 조선업 전체 경쟁력과 지역경제, 일자리 등 미치는 영향을 변수로 함께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개별 회사가 있는 문제지만 조선업과 지역경제, 국내 일자리 등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은 정밀 진단을 거쳐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와 조선협회는 삼정KPMG를 컨설팅기관으로 선정해 성동조선과 STX조선에 대한 진단을 진행했다. 자산과 현금흐름, 수익률 등 금융 측면에 집중된 과거와 달리 기술력과 고용, 조선업 및 지역경제 영향 등 산업적 측면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설 연휴 직후 나올 전망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조선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와 조선소 존치를 공약했고, 지난달 3일 새해 첫 일정으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기도 했다.

"해운업 재건하라" 지원 프로그램 가동 = 해수부는 오는 7월 살립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해운산업 재건에 나설 계획이다. 해양진흥공사는 해수부와 금융부처 등으로 분산돼 있던 지원조직을 일원화한 해운산업 전담 지원기관이다. 이 역시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 사태의 원인이 오로지 '금융논리'만 고집한 오판 때문이라는 반성의 결과물이다.

해수부는 정부가 해운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부채비율 낮추기 위해 우량 사업부문을 매각, 부실 사업무문을 존속시키는 비정상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 역시 이러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재무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결국 채권단의 청산논리가 받아들여지면서 세계 7위의 국적선사가 파산하기에 이르렀다는 것.

해수부는 가급적 빨리 해운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할 방침이다. 올해 업무보고에서 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선박 50척을 발주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민간 중심의 자발적인 구조조정도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민간협의체인 한국해운연합(KSP)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노선축소, 감선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추가적으로 국적선사간 통폐합 등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선 경쟁력을 잃은 기업 퇴출이 안돼 '좀비기업'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만 하더라도 각각 4차례, 2차례에 걸쳐 실사를 진행했는데, 두 기업의 생존논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세금을 투입해 두 회사를 살리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불가피하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의 기본적 원칙은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조치로 경쟁력을 최대한 보전하는 것”이라며 “‘산업논리’를 빙자해 정치적 판단이 개입할 경우 오히려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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