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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리즘] '녹화' 드론 오륜기와 '라이브' 5G 비둘기

머니투데이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입력 : 2018.02.14 04:01|조회 : 1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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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1218대의 슈팅스타 드론을 활용해 오륜기를 그려내고 있는 장면. 이 영상은 지난해 12월 사전 녹화된 영상이다. 사진출처=인텔.
인텔이 1218대의 슈팅스타 드론을 활용해 오륜기를 그려내고 있는 장면. 이 영상은 지난해 12월 사전 녹화된 영상이다. 사진출처=인텔.

9일 개막식 '평화의 비둘기' 공연 장면. KT 5G 서비스가 접목된 최초의 공연이다.
9일 개막식 '평화의 비둘기' 공연 장면. KT 5G 서비스가 접목된 최초의 공연이다.

 강원 평창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인텔의 드론쇼는 올림픽 개회 방송 중 최고의 명장면이다. 형형색색의 LED(발광다이오드) 불빛을 내는 초소형 드론(무인기) 1218대가 공중에서 현란하게 스노보더와 오륜마크를 그려내는 모습에 세계인은 탄성을 내질렀다.

 아쉽게도 전 세계 TV 시청자가 본 드론쇼는 라이브 영상이 아닌 녹화영상이었다. 외부변수에 민감한 소형 드론이다 보니 행여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를 우려해서다.

그것이 녹화영상이라는 걸 알았든 몰랐든 TV로 이 광경을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의 뇌리에 인텔은 독보적 드론 기술기업으로 각인됐을 것이다. 인텔은 홍보자료를 통해 “녹화 당시 최다 드론 공중 동시비행 부문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녹화영상이긴 하나 허위나 합성이 아니라 실연임을 공인기관이 증명해줬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 해도 녹화영상임을 안 뒤 감동이 살짝 반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녹화영상은 실수하면 언제든 다시 찍을 수 있다. 최고의 샷만 골라 담을 수도 있다. 드론쇼가 인텔의, 인텔을 위한 기획 퍼포먼스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인텔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최고파트너(TOP·The Olympic Partner)다. 인텔이 이번 평창올림픽 IT(정보기술) 분야의 최고 수혜자라는 말까지 들린다.

 사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IT기업은 KT다. 세계 최초 5G(5세대 이동통신) 시범서비스 사업자이기 때문. 이를 준비하느라 지난 1년간 1000명에 달하는 KT 임직원이 평창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9일 개회식 당시 진행된 ‘평화의 비둘기’ 공연은 KT가 구축한 5G 네트워크가 접목된 최초 무대다. KT의 5G 덕분에 1200여명의 공연자는 감독의 의도대로 LED 촛불 밝기와 점멸 기능을 일사불란하게 맞추며 비둘기를 형상화할 수 있었다. 행사 현장에선 꽤 눈길을 끈 공연이지만 전 세계로 전파된 개회식 방송에선 인텔의 드론 공중쇼에 묻히고 말았다. 교묘히 편집된 녹화영상이 실시간 라이브 공연을 압도한 셈이다. KT로서는 충분히 억울할 만하다.
[디지털프리즘] '녹화' 드론 오륜기와 '라이브' 5G 비둘기

 곱씹어보면 국내 IT산업의 현실이 매번 그런 식이다. 재주는 우리가, 실속은 외산기업들이 챙긴다. 십수년간 ‘IT강국’ 타이틀을 달았지만 우리나라는 엄밀히 말해 IT인프라 최대 소비국에 가깝다. 기록적인 한국의 PC와 휴대폰 보급률로 가장 큰 이득을 본 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IBM, 시스코 등 외산기업이다.

 4차 산업혁명이 급진전되는 지금도 그렇다. 여전히 소비에 집중하지 핵심기술 확보와 투자는 뒷전이다. 중앙집권화된 기존 디지털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기술로 주목받는 블록체인을 예로 들어보자.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자금이 가상통화 투기시장에 쏠릴 뿐 정작 블록체인 기술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5G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통신사들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해 글로벌 기술시장을 주도한다는 야심을 내보이지만 글로벌 통신기술 기업들의 밥그릇 싸움터로 전락할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5G 핵심기술 및 장비기업은 대부분 외산기업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텔로부터 본받아야 할 교훈은 올림픽에서 보여준 화려한 스포츠 마케팅술(術)보다 매출 성과가 전혀 없는 드론분야에 수년째 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술 우선주의가 아닐까 싶다. 진정한 IT강국은 소비가 아니라 기술투자가 많은 나라다.

성연광
성연광 saint@mt.co.kr

'속도'보다는 '방향성'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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