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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교육문제 해결 못하면 최악의 기성세대

[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MT시평 머니투데이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 2018.02.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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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서울시 중학교 입시에 엿을 만드는 재료를 묻는 문제가 나왔다. “디아스타제”가 정답으로 발표되었다. 하지만 보기에 있었던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었다. 무즙을 답으로 썼다가 명문중학교 입시에 낙방한 학생들의 어머니들이 무즙으로 만든 엿을 들고 나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유명한 “무즙파동”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치맛바람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보여주는 일화다.

벌써 50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리는 군부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화를 이뤄냈으며 세계 최빈국에서 기적 같은 경제성장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지난 50년간 민주화와 선진국 진입을 동시에 달성한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학계에서도 중요한 연구대상이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루카스 시카고대 교수는 1993년 논문('Making a miracle'(기적 만들기)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기적의 달성에 우리의 교육열도 한 몫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무즙파동 이후 5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민주화와 선진국 진입이라는 엄청난 일은 해냈지만 교육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입시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나라에서는 명문대의 간판값이 너무 비싸다. 쉬쉬하기도 하고 많이 나아졌다고 자위하기도 하지만 부정할 수 없다. 최근 불거진 각종 취업비리에서 그 적나라한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다. 많은 학부모들이 사생결단으로 아이들을 명문대에 넣으려고 하는 이유다. 꿈 많은 어린 시절 전부를 희생해 학원에 투입해서라도 명문대에 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 어려운 시절 민주화를 이뤄낸 자랑스러운 386세대인 지금의 학부모들이 오랜 사회생활 끝에 내린 결론이다. 대학입시는 이미 교육이슈가 아니라 사회이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먼저 명문대의 간판값을 낮춰야 한다. 대학 간판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과 인성이 사회생활에 더 도움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해야 한다. 우리의 의무다.

그런 사회가 되기 전까지 명문대 입학은 우리나라 최대 이권이며 이를 나누어주는 이벤트가 대학입시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대학입시의 룰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새로운 대학입시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교육계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바람직한 교육철학을 담은 최선의 결과물을 낼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교육철학을 담았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는 최대 이권을 나누어 주는 행사이므로 다음의 두 가지는 꼭 지켜져야 한다. 첫째 기회균등이다. 부모의 재력이나 권력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둘째 평가의 객관성이다.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학생의 부담도 좀 줄여주자. 아이들이 입시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다. 좋은 교육철학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들이 지켜져야 국민들이 수긍할 것이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우리 후세를 위해 한 일은 무엇인가?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아 우리 아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려운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최악의 청년실업률도 얹어 주었다. 각종 연금은 우리가 다 써버려 모조리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입시지옥까지 해결 못하면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기성세대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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