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선거 법적분쟁까지 우려…'내홍 겪는' 소상공인연합회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소상공인연합회가 차기회장 선거를 앞두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일부 회원은 절차상 잘못을 지적하며 선거과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까지 제기했다. 이후 결과에 따라 연합회장직을 두고 소상공인단체간 법적분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14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정관절차에 따라 회장선거 및 총회를 진행하는 안건을 상정해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오전 10시 서울 소상공인연합회에서 회장선거를 진행한다.

연합회는 앞서 지난달 23일 임원선거 공고를 내고 이달 1일까지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았다. 최종등록된 후보는 현재 회장을 맡은 최승재 회장(사진)뿐이다. 차기회장 선거에는 최 회장 외에 다른 단체장도 입후보를 시도했지만 ‘추천 20%룰’에 걸려 탈락했다. 후보에 등록하려면 정회원 단체 중 20% 이상 추천을 받아야 한다. 현재 연합회에 등록된 단체는 62개다. 이 가운데 선거권이 있는 회원단체는 49개다.

다른 후보는 11개 회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았지만 최종후보 등록에는 실패했다. 11개 단체 중 6곳이 회비미납, 복수추천 등을 이유로 선거권을 박탈당하면서 후보추천 자격을 상실해서다. 반면 최 회장은 31개 단체에서 추천을 받았다.

차기회장 선거가 사실상 단독후보 선거로 진행되면서 일부 연합회원은 후보를 재모집하고 선거일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6일 연합회 소속회원인 한국석유일반판매소협회,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전국과실중도매인연합회 3곳은 연합회가 선거일정 공고와 관련, 정관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임원선거공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9일 1차 심리를 마치고 오는 19일 최종자료 제출을 앞뒀다. 가처분 인용 여부는 20~21일 결정될 예정이다.

박대춘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은 “차기회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단체에는 다른 회원보다 강도 높은 의무조항을 적용해 선거권을 박탈하는 등 (연합회가) 형평에 어긋난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앞두고 나타난 절차상 잘못을 바로잡지 않고 선거를 강행하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회장 선거와 관련, 연합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연합회 측은 “이달 12일 이사회를 열어 임원선거 등 총회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후보자 추천룰은 정관에 기재된 사항이고 선거권 박탈·제한 역시 회비납부 등의 의무를 정상적으로 하지 않아 결격사유가 있는 회원에게 원칙대로 적용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합회는 전국 670만명의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단체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따라 2014년 4월 설립됐다. 연합회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업보조금 등 총 25억원을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