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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발굴" LG전자 벤처투자 본격화

CTO 주도 벤처캐피탈 경력자 채용…4차 산업혁명 기술 선점 전략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임동욱 기자 |입력 : 2018.02.14 05:30|조회 : 7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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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발굴" LG전자 벤처투자 본격화

LG전자 (98,000원 상승700 -0.7%)가 벤처투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M&A(인수합병)와 지분투자에 보수적이던 기존 행보를 감안할 때 자동차 전장(전자장비)·AI(인공지능)·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격랑을 넘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변신으로 읽힌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들어 박일평 사장이 이끄는 CTO(최고기술책임자) 조직 산하에서 벤처캐피탈 경력자 채용에 나섰다. 전자·기계 공학 석사 중심으로 벤처투자 경력 3년 이상 인력을 찾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술트렌드와 기업가치평가가 가능한 실무 능력이 최우선 채용 기준"이라며 "유망 벤처 발굴과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 등 실무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그동안 사실상 '스텝'(지원) 수준에 머물던 벤처투자 조직을 신사업 발굴의 핵심부서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해 CTO 조직이 직접 나섰다는 얘기다.

LG전자가 지난달 국내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0.12%(약 90억원·1만9231주)를 취득한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LG (76,500원 상승900 -1.2%)그룹엔 삼성벤처투자처럼 벤처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가 없다. 2000년 3월까지 LG창업투자(옛 LG벤처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가 있었지만 방계그룹인 구자두 회장 일가를 따라 독립하면서 LG그룹과는 무관한 상황이다.

변화를 이끄는 쌍두마차로는 조성진 부회장과 박 사장이 꼽힌다. 2016년 말 조 부회장이 LG전자의 운전대를 잡고 지난해 말 박 사장이 영입 1년이 채 안 돼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물꼬를 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술 패러다임 변화기에 독자노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부 역량만으로는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점도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LG전자가 손 잡은 기업을 살펴보면 LG전자가 그리는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지분투자를 감행한 로보티즈의 경우 LG전자가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로봇 서비스 사업 분야의 알짜 기업이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국내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와도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LG전자가 지난 연말연초 공동개발 협력관계를 구축한 세계 1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독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업 헬라, 초정밀지도 제작업체 히어는 자동차 전장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러브콜 공세를 받고 있다.

벤처업계 콘텐츠와 신기술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은 LG전자만의 고민은 아니다. 벤처투자는 이미 재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삼성전자 (51,400원 상승400 -0.8%)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까지 2014년 IoT(사물인터넷) 기술기업 스마트싱스, 2016년 AI 스타트업 비브랩스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기술 선점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9월엔 오토모티브 혁신펀드의 3분의 1에 달하는 1000억원(7500만유로)을 들여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분야의 핵심 기술력을 갖춘 오스트리아 기업 'TTTech' 지분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서도 벤처투자펀드 '삼성넥스트'를 통해 이스라엘의 AI 로봇업체 인투이션로보틱스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NAVER (680,000원 상승4000 -0.6%))도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함께 지난해에만 15개 벤처기업에 14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직 대신 글로벌투자책임자라는 직함을 달고 1억유로(약 1287억원) 규모의 펀드를 실탄 삼아 직접 유럽에서 투자할 기업을 물색 중이다.

지난해 말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핵심 기업 M&A 성과를 낸 40~50대 임원이 줄줄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SK텔레콤 (224,000원 상승500 -0.2%)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실을 이끄는 노종원 전무, ㈜LG에서 화학부문 포트폴리오를 챙기다 LG화학 재료사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유지영 부사장 등이 미래먹거리 발굴에 앞장서온 첨병들이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라고 해도 먼저 손을 내밀어 외부 세력을 껴안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돼가고 있다"며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벤처 투자 역량이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2월 13일 (17:07)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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