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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51년만에 첫 총수 구속 '패닉'…경영시계 멈출 듯

신동빈 회장, 뇌물공여 2년6개월 징역 실형…비상경영체제 가동 불구 해외투자 올스톱, 日롯데 경영권도 흔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입력 : 2018.02.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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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2.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2.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아~", "아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실형이 확정되는 순간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선 낮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총수의 법정 구속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롯데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고 결과를 전해 들은 롯데지주와 그룹 주요 계열사 사무실 직원들 사이에도 긴 침묵이 흘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롯데그룹이 충격에 빠졌다. 50여년 롯데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총수가 자리를 비우면서 경영 비상사태를 맞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 대가로 70억원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뇌물공여액으로 평가된 70억원은 추징했다.

최순실 사건으로 기소된 대기업 총수에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신 회장이 2번째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로 신 회장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뇌물혐의로 구속됐던 이 부회장이 최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롯데그룹은 이날 신 회장 선고 결과에 대해 낙관해 왔다. 검찰이 10년의 중형을 구형했던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 1심 선고에서 2년 집행유예로 실형을 면한 것도 낙관론의 배경이 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의 법정구속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하다"며 "대국민 약속을 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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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의 부재로 롯데그룹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4개 사업부문(BU)장 등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지만 신 회장이 결정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어 사업 추진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사업이 문제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멈추고 일부 지역의 단체관광을 허용했지만 '롯데패싱'을 단서로 달았다.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다각화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롯데그룹이 대규모 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기 어려워 졌다.

설상가상으로 롯데면세점 잠실점은 사업권 박탈 위기에 놓였다. 관세청이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돼 유죄가 날 경우 롯데면세점 잠실점의 특허권을 박탈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부는 "신 회장의 범행은 면세점 선정 절차가 공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될 것이라는 사회와 국민의 믿음과 희망을 무너뜨린 행위"라며 "뇌물죄는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훼손하는 범죄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롯데가 독자경영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사를 설립하면서 42개 계열사를 편입했지만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최정점에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있다. 일본에선 실형을 받은 경영진이 등기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는 만큼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복귀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구속으로 오는 14일 '63번째 생일'을 감옥에서 맞게 됐다.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강원도 평창에 상주하며 민간 스포츠 외교를 펼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은 개회식 전날인 지난 8일 평창으로 이동해 줄곧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는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스키연맹(FIS) 등 글로벌 인사들을 챙기는 광폭 행보를 해왔다.

송지유
송지유 clio@mt.co.kr

머니투데이 산업2부 송지유 차장입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유통산업을 비롯해 패션, 뷰티 등 제조 브랜드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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