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과 이변 속출…'점입가경' 올림픽

대한민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 김은정이 15일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2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스톤을 밀고 있다. /사진=뉴스1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어느덧 대회 중반부를 지나는 가운데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뻔한 승부 대신 예상을 뒤흔드는 결과가 잇달아 나오며 경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세계랭킹 8위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16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여자 단체 예선 4차전에서 세계랭킹 2위 스위스를 상대로 7-5로 꺾었다. 한국 선수들은 스위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세트를 뺏어오고 견고한 수비로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15일에는 세계최강 캐나다를 8-6의 스코어로 무너뜨렸다. 캐나다는 9엔드 다득점 기회에서 결정적인 투구 실수를 범했다. 한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3점을 따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17일 영국(세계랭킹 4위), 18일 중국(세계랭킹 10위)을 상대한다. 이변의 돌풍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우승후보 러시아를 꺾은 남자 아이스하키 슬로바키아 대표팀./AFPBBNews=뉴스1

남자 아이스하키 예선에서도 약체가 우승후보를 꺾는 이변이 나왔다. 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B조 예선에서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는 각각 미국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OAR)을 이겼다.

슬로베니아(세계랭킹 15위)는 미국(5위)을 상대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2피리어드까지 2-0으로 끌려가던 슬로베니아는 3피리어드에 2점을 몰아넣으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2피리어드 동점골의 주인공 얀 무삭(30)이 연장전에서 결승골까지 넣었다.

슬로바키아(11위)도 OAR(2위)에 3-2 승리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두 골을 먹힌 슬로베니아는 1피리어드 종료 5분 남기고 두골을 만회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3피리어드 18분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페테르 체레시나크(25)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역전 골을 성공했다.

11일 크로스컨트리 남자 스키애슬론 금메달을 딴 노르웨이의 시멘 헤그스타드 클뤼게르. /AFPBBNews=뉴스1

지난 11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스키애슬론 경기에서는 레이스 도중 넘어져 뒤로 쳐진 '꼴찌'가 뒷심을 발휘해 1위를 차지하는 '대역전극'이 연출됐다.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선 노르웨이의 시멘 헤그스타드 클뤼게르(25)는 경기 초반 앞 선수의 스키에 걸려 미끄러지며 눈밭에 넘어졌다. 67명의 선수 가운데 최하위로 처진 것이다.


가장 앞서간 선수와는 무려 18초 차이가 났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 명씩 따라기 시작했다. 결국 결승선 통과 약 6㎞ 남기고 선두로 올라섰다. 치열한 추격전을 벌이느라 너무 힘든 나머지 입 주위에 흘러내린 침이 고드름처럼 매달릴 정도였다.

이날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승에서 레드먼드 제라드(18·미국)도 극적인 우승을 했다. 1·2차 시도에서 모두 실수해 메달권과 멀어지는 듯 보였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87.16점을 얻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캐나다의 스노보드 실력자 맥스 패롯(24)과 마크 맥모리스(25)는 2위와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루지 남자 싱글 결승에서도 '무명' 데이비드 글라이셔(24·오스트리아)가 이날 1~4차 합산 3분10초702를 기록하며 2위와 0.026차이로 우승했다. 글라이셔는 단 한 번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12위에 불과해 주목을 받지 못하던 선수였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29·독일)는 4차 시기에 큰 실수를 해 5위로 밀려났다.